3년 전엔 커촹반…경제 고민 깊어지는 시진핑의 선택은

경기 둔화 우려에 대만 둘러싼 미·중 갈등 격화까지
미·중 무역전쟁에 중국판 나스닥 커촹반 열어
경기둔화 막기위한 금리인하 등 통화카드 전망
반도체 대응 위해 '전정특신' 기업 지원에 빅테크 규제 축소도
  • 등록 2022-08-05 오전 5:20:00

    수정 2022-08-05 오전 5:2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중 충돌 우려까지 점화하고 있다. 이에 오는 10월 세 번째 연임을 확정해야 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어떤 부양책을 통해 내부 불만을 잠재우는 동시에 미국에 대응할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4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중국 커촹반(과학혁신판·科創板)은 3주년을 맞았다. 커촹반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가속하면서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이어지자 ‘기술자립’을 해야겠다는 이유에서 만들어진 ‘중국판 나스닥’이다.

커촹반은 지난 6월 말까지 431개사를 상장했고, 같은 기간 조달한 자금은 6235억위안(118조원)에 이른다. 커창반에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 중국 대표 태양광업체 톈허광넝(天合光能·트리나솔라), 징커에너지(晶科能源, 진코솔라)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올해도 커촹반 같은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전격 방문하며 양국의 갈등이 다시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은 반도체 동맹을 강조하며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도 침체한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9조2464억 위안(약 5732조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중국의 올해 GDP 증가율이 3%대에 머물며 중국 공산당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5.5%)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2014년 한 번뿐이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선에서 부양책을 꺼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은 정책은행의 인프라 프로젝트 대출을 8000억위안(156조원) 늘리겠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 카드도 거론된다. 특히 부동산대출 활성화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가능성이 대두된다.

공산당은 2025년까지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IPO 시장을 활성화할 전망이다. 중국 지도부는 커촹반에 상장된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등 ‘전정특신(專精特新)’ 기업 육성 부양책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 인민은행은 ‘과학기술혁신 재대출’ 프로그램을 만들어 금융 기관의 IT 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며 2000억위안(38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어 지난 달에도 신에너지차량 취득세 면제정책을 지속하는 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2020년부터 시작된 빅테크 규제도 서서히 풀어나갈 전망이다. 지난달 중국 상무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국제무역경제협력단의 메이신위(梅新育) 연구원은 성명에서 중국 인터넷 부문에 대한 규제 폭풍이 끝났다며 “플랫폼 경제에 대한 탄압의 현재 단계는 일단락됐고 이제 (정부가)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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