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마트 이어 빅테크도 실적 부진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1% 하락한 3만1761.5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5% 내린 3921.0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7% 떨어진 1만1562.58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69% 내렸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일제히 하락했다. CNBC에 따르면 월마트는 올해 2분기와 연간 주당 이익 전망치를 종전 대비 각각 8~9%, 11~13% 하향 조정했다. 고객들이 인플레이션 여파에 의류·전자제품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식재료 같은 필수품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식료품과 국제유가의 높은 가격 수준은 고객들의 소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월마트 주가는 현재 전거래일 대비 7.64% 폭락했다. 아마존(-5.23%), 타깃(-3.63%), 달러제너럴(-2.61%), 달러트리(-6.29%), 코스트코(-3.25%) 등 주요 유통주들도 일제히 내렸다.
업홀딩스의 로버트 캔트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마트의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사람들의 소비를 변화시키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주요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공급망 대란 여파에 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GM의 2분기 주당순이익은 1.14달러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23달러)에 못 미쳤다. GM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42% 빠졌다.
장 마감 직후 나온 주요 빅테크 실적도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분기 주당순이익이 2.2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9달러)를 밑돌았다. 매출액은 518억 7000만달러로 예상치(524억 4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역시 1.21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시장 전망치(1.28달러)를 하회했다.
MS와 알파벳은 뉴욕 증시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빅테크 어닝시즌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시장을 둘러싼 긴장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IMF “미, 침체 피할 가능성 낮아”
주택 지표도 마찬가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8.1% 감소한 59만채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66만채)에 크게 못미친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택시장이 조금씩 타격을 받고 있는 기류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환경은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작은 충격조차도 미국이 침체로 기울도록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에 이목이 쏠려 있다. 시장은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예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언급에 따라 시장은 다시 출렁일 수 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42% 각각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또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78% 내린 배럴당 94.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침체 공포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 가능성 탓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리서치 매니저는 “원유시장은 침체 공포를 계속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