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밴드 "'존재해줘서 감사하다' 박칼린 심사평 힘됐죠"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②
서도밴드가 말하는 '풍류대장' 에피소드
우승보다 '조선팝' 알리고 싶어 출연 결심
국악 공부하는 계기 돼…음악작업에 반영
  • 등록 2022-01-11 오전 5:46:00

    수정 2022-01-11 오전 5:46: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도밴드가 JTBC 국악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에서 우승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4라운드 경연 이후 박칼린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꼽았다.

JTBC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상’ 우승팀 서도밴드가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멤버 김성현, 이환, 서도, 김태주, 연태희, 박진병. (사진=이영훈 기자)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서도밴드의 기타리스트 연태희는 “4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박칼린 위원님이 눈물을 보였을 때 정말 황홀한 감정을 느꼈다”며 “이게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구나 싶었고, 밴드를 잘 하고 있구나 생각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서도밴드는 ‘풍류대장’ 4라운드 경연에서 티삼스의 노래 ‘매일 매일 기다려’를 저승길로 향하는 망자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원곡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곡을 탄생시켜 심사위원 이목을 사로잡았다.

경연 이후 박칼린은 서도밴드에게 “존재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어릴 적 음악할 때를 떠올리게 한 팀”이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 중 가장 냉정하고 날카로운 심사평을 남긴 박칼린이었기에 이같은 극찬은 서도밴드에게도 큰 힘이 됐다.

심사위원의 호평이 이어지며 서도밴드는 ‘풍류대장’ 우승까지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서도밴드가 ‘풍류대장’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우승과 같은 거창한 목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2019년부터 자신들의 음악을 정의해온 ‘조선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대중에게 더 널리 알리고 이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밴드의 리더인 보컬 서도는 “우리 밴드는 다른 팀보다 전통음악의 요소가 많지 않아 ‘풍류대장’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고민도 많았다”며 “‘조선팝’을 더 많은 대중에게 들려주고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고, 이에 1라운드 곡도 다른 팀과 달리 창작곡으로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풍류대장’은 서도밴드 외에도 소리꾼 김준수, 밴드 억스(AUX) 등 국악계에서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며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해온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보다 많은 대중에게 소개하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도밴드 또한 경연에 같이 참여한 다른 팀들을 보며 음악적으로 자극을 받았다. 드러머 이환은 “예전엔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을 왜 인간문화재로 지정하는 건지 이해를 잘 못했는데, ‘풍류대장’에 참여한 소리꾼들의 실력을 보면서 이들이 괜히 인간문화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퍼커셔니스트 박진병은 “‘풍류대장’을 통해 멤버들 또한 자연스럽게 국악을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며 “4라운드 경연부터는 그런 경험이 음악 작업에도 많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풍류대장’ 우승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서도밴드는 이제 본격적으로 관객과 만나며 ‘조선팝’ 알리기에 나선다. 지난해 연말 시작한 ‘풍류대장’ 콘서트는 오는 5월까지 전국을 돌며 이어진다. 서도밴드는 “댓글이나 SNS, 공연을 찾아주는 관객들을 통해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우리만의 ‘조선팝’에 대해 대중도 점점 열린 태도를 갖고 있음을 실감한다”며 “‘풍류대장’이 국악의 선입견을 깬 것처럼, 우리도 국악에 대한 이미지를 벗어나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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