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찌릿찌릿' 무릎 통증 방치땐 퇴행성관절염 될수 있어

  • 등록 2019-07-23 오전 5:00:00

    수정 2019-07-23 오전 5:00:00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7개월 전,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하다는 한 여성 환자가 나를 찾아왔다. 그 환자의 나이는 56세다. 그녀는 건강관리 차원으로 일주일에 4회 정도 집 근처 산에서 걷기 운동을 한다고 했다. 경사가 대체로 완만한 편이지만 산으로 오르는 도중에는 계단이 있다고 했다. 이전에는 별무리 없이 오르내리던 계단이었으나 한 달 전부터 무릎 통증이 있더니 최근에는 계단을 내려올 때 통증이 심해졌다고 한다. 계단을 이용해야만 가능한 산 운동이기에 무릎 통증이 생긴 뒤로는 산에 가기가 두려워졌다고 했다.

이와 같이 걷기 운동이나 조깅 등 가벼운 운동을 비롯해 집안 청소와 같은 일상생활 중 ‘찌릿’한 무릎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참거나 혹은 파스 등으로 간단히 처치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행동이 오히려 병을 방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무릎 통증을 참고 지내다 내원한 환자 중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단받은 사례가 유독 많기 때문이다.

연골은 무릎의 위 뼈(대퇴골)와 아래 뼈(경골)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하는 일종의 쿠션 장치인데, 심한 충격이나 나쁜 자세를 유지하는 등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손상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엔 파열되거나 손상된 연골이 계속 퇴행되어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연골에는 혈관이 없어 스스로 재생되지 않으며 신경세포가 존재하지 않아 손상 되도 큰 통증을 느낄 수 없다. 연골이 닳아 연골 아래 뼈가 노출돼서야 비로소 통증이 수반된다. 따라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면 이미 연골손상이 진행되었거나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된 후라고 볼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보통 초기, 중기, 말기 3단계로 구분된다. 특히 말기까지 진행된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비수술적 치료로는 불가능하다. 이 단계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치료법은 현 의학에서 ‘인공관절 수술(인공관절 치환술)’이 유일하다. 이러한 인공관절 수술은 65세 이전이라면 재수술을 받을 수도 있어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마지막 선택으로 꼽힌다. 반면 연골손상을 조기에 진단해 치료받게 되면 통증 완화는 물론 퇴행성관절염으로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만약 일상생활 중 6개월 이상 무릎 통증이 지속되고 있다면 연골손상 또는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겠다. 아울러 별다른 이유 없이 무릎이 부어도 마찬가지다. 또 무릎의 자세를 변경할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양반다리를 할 때 통증이 온다면 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관절염의 진단은 먼저 엑스레이(X-ray) 검사를 통해 뼈의 상태를 촬영한 후 정형외과 전문의의 기본 검사를 통해 진행된다. 하지만,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판단할 수 없는 관절연골의 문제나 근육, 힘줄 등의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또는 ’관절내시경‘ 검사를 통해 보다 세밀한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 옛말에 ‘유비무환(有備無患)’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가벼운 무릎 통증일지라도 조기에 병원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면 퇴행성관절염 예방은 물론 무릎관절의 건강까지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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