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대화 거부한 민주노총…정치권 탄근제 확대 강행 '부메랑'

끝내 文손 뿌리진 민주노총…勞·政관계 경색 장기화 우려
홍영표 "2월 국회서 경사노위 합의 못 해도 관련법 처리"
민주당 '6개월' 한국당 '1년'…단위기간 확대 기간 합의가 관건
  • 등록 2019-01-30 오전 1:28:22

    수정 2019-01-30 오전 1:28:22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또 무산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민 김겨례 기자]‘사회적 대화’가 시험대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양대 노총 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설득하는 등 정부는 사회적 대화 틀 완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민주노총은 끝내 문 대통령이 내민 손을 뿌리쳤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또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동존중사회 실현’이라는 초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항의차원에서 31일 열리는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노사정 합의를 통해 과속 논란을 빚었던 노동정책 후유증 해소방안을 마련하려던 문 정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문재인도 못 믿겠다는 勞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거부한 이유는 단순하다.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틀 안에서 정부와 경영계가 짜놓은 결론을 바꾸지 못할 것이란 불신이 발목을 잡았다. 28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개최한 정기 대의원대회는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서 민주노총이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로 넘쳐났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는 하되 정부가 탄력근로제·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등을 강행할 경우 즉각 탈퇴하자는 조건부 참여안조차 재적인원 912명 중 402명이 찬성으로 과반에 미달해 부결됐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노총의 지도부 전략이나 의도와 관계없이 현장에선 현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깨지면서 나타난 불신이 너무 컸다”며 “그것이 경사노위 참여 무산이라는 표심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 대표로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도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가 사회적 대화를 어렵게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경사노위 불참은) 정부의 노동정책과 경사노위에 대한 현장노동자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이 기업과 자본의 요구대로 우클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사노위는 민주노총 불참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사회적 대화는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이래 경사노위는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노동존중사회의 실현’과 ‘격차해소’ 등 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앞으로도 위원회는 민주노총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사회적 대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지부진 사회적 대화 …정치권 법 개정 강행

노동계 반발로 사회적 대화가 제자리걸음을 하자 정치권은 경사노위 논의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법안 개정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한 것에 대해 “경사노위에서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2월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줄이기 위해 경사노위에서 사회적 합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 같다”고 못박았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을 바로 처리하자는 야당의 요구에도 불구, 이달까지 경사노위 결론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까지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하면서 결론이 언제 내려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처벌 유예기간이 오는 3월 종료하지만 탄력근로제 적용기간에 대한 논의조차 한걸음도 나가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경사노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도 2월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법안 개정을 강행할 예정이지만 실제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연장 폭을 두고 입장 차가 크다. 민주당은 6개월 이내, 한국당은 1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악의 경우 경사노위에서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2월 국회가 개점휴업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은 지난 24일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에 반발해 2월 국회 일정의 전면 거부를 선언하고 국회에서 릴레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계획됐던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도 취소됐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52시간 근무제 처벌 유예기간이 끝나가는데 관련 핵심 규정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정해지지 않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을 두고 노사관계가 악화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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