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꾼들만 신났죠" 평당 300만원하던 의왕 땅값 두배 '껑충'

신창현 의원 후보지 공개후 일부 지역 땅값 2배 급등
과천주민 "1차 빠졌지만 2차 포함될수도..안심 일러" 세입자들 "주택 공급 늘면 전월세값도 하락" 기대도
  • 등록 2018-09-26 오전 2:00:00

    수정 2018-09-26 오전 2:00:00

[수원=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네요. 사전유출 지역이 결국 신규대상지라니 어이가 없네요.”

21일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다. 문제는 1차 신규 택지 명단에 사전 유출됐던 후보지 중 5곳이 포함되면서 적지 않은 시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이지영(29·가명)씨는 “신규 택지로 지정된 의왕같은 경우에는 이미 시세가 두 배 이상 올랐다고 한다”며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까지 했으니 투기꾼들만 떼돈을 벌게 생겼다”고 어이없어 했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신규 택지로 지정된 일부 지역은 명단이 사전 유출 이후 땅값이 많게는 두배이상 급등했다.

의왕 포일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전 유출로 인해 3.3㎡당 300만원이었던 시세가 현재는 600만원까지 올랐다”며 “도로에 인근한 토지는 더 올랐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수도권 신규 택지지구 중 경기도에서는 △광명 하안2(59만3000㎡·5400가구), △의왕 청계2(26만5000㎡·2560가구), △성남 신촌(6만8000㎡·1100가구), △시흥 하중(46만2000㎡·3500가구), △의정부 우정(51만8000㎡·4600가구) 등 5곳(190만6000㎡)을 개발해 1만716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17곳이다. 정부는 수도권에서만 총 3만5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이달 초 공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규택지 개발 추진현황자료에서 후보지로 지목된 8곳 중 5곳이 포함됐다.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 일대 모습.(사진=연합뉴스)
사전 유출 후폭풍은 컸다. 신규택지 조성 후보지로 지목됐던 과천은 1차 발표에서 결국 제외됐다. 지역 주민들이 택지조성에 강력 반발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과천에서 거주하는 홍모씨는 “이번 1차 발표에선 빠졌지만 2차에서 포함될 수 있어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고 했다. 후보지로 꼽힌 선반위 지역에서 만난 박모씨는 “가뜩이나 교통상황이나 주거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아파트만 늘리면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교통과 기반시설부터 우선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정부는 과천 선바위역 일대 115만6000㎡ 규모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택 71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과천시와 사전협의를 거치기 전 단계로 올해안에 신규 택지 지정 제안을 거쳐 내년까지 협의와 지정 고시를 마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딧쳤다.

하지만 협의가 진행도 되기 전 자료가 외부에 공개되면서 과천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과천시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과천시에 지금 필요로 한 것은 주택이 아닌 기업이며, 과천의 성장과 자족을 위해서는 잠자리가 아닌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지금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은 과천의 미래를 송두리째 앗아가는 폭거이자 과천시를 서울시의 베드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진배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택 공급확대로 인한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세입자들과 내집마련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은 무주택자들이다. 1100호가 공급되는 성남 신촌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내집 마련은 포기했다”면서도 “주택 공급이 늘면 계약때마다 오르는 전세값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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