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가] 심재철 국회부의장 “극한의 순간에도 희망 가져야"

“내 인생 최고의 책은 ‘죽음의 수용소에서’”
“삶의 고비 때마다 책에서 지혜와 용기 얻었다”
“감옥은 최고의 독서실…두툼한 두께의 책 읽고 또 읽어”
의정활동 정리 정책내용 담은 책 조만간 출간 예정
  • 등록 2016-08-17 오전 6:00:00

    수정 2016-08-17 오전 6:00:00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가장 큰 울림을 준 책으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꼽았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울림으로 다가왔던 책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입니다. 요약하면 ‘극한의 순간에서도 희망을 가지라’는 메시지죠. 작가는 ‘사람의 죽음은 희망이 없을 때 찾아온다. 지금 겪고 있는 고통과 힘든 삶이 끝이 난다는 희망이 있다면 누구나 살아갈 힘을 갖는다’고 강조합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의 인생에서 책은 뗄떼래야 뗄 수 없는 대상이다. 삶의 가장 어려운 고비마다 책에서 지혜와 용기를 얻었다. 부드러운 인상 때문에 5선 의원으로 순탄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의 삶은 역경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MBC 기자로 활동할 당시에는 방송사 최초 노조 설립을 주도해 투옥됐다. 특히 1993년에는 대형 교통사고를 겪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큰 장애를 입었다.

심 부의장은 “늘 손에 책을 들고 살았다”면서도 “감옥이나 병원 등 갇힌 공간에서 특히 책을 더욱 많이 봤던 것 같다. 때로는 책을 보면서 현실의 고통을 잊었고 대신 내 정신적 성장의 자양분을 얻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덤으로 받은 인생 이웃과 사회의 약자를 위해 살기로 결심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표지
누구에게나 인생의 책은 있다. 인생의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심 부의장은 주저없이 유럽의 대표적인 정신의학자 빅터 프랭클 박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꼽았다. 심 부의장에게는 제2의 삶을 선물해준 ‘단 한권의 책’이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프랭클 박사의 자전적 체험 수기다. 대학시절 처음 만나 투옥은 물론 투병 기간에도 크나큰 희망을 준 책이다.

과거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심 부의장이 의식을 처음 차렸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병원 복도 창밖의 은행나무잎이었다. 심 부의장은 “은행잎이 삶의 영역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며 “회복과 재활의 과정은 너무 고통스러웠고 힘들었지만 희망을 끈을 결코 놓지 않았다. 희망을 잡는다는 것은 곧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은 그대로였지만 내 눈에 비친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보였다. 내 자신이 변했기 때문”이라면서 “덤으로 받은 인생을 이웃과 사회의 약자를 위해 살기로 결심했다. 사회의 비합리성, 비민주성을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바꾸는 힘을 가진 곳이 정치라고 생각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고 설명했다.

◇“감옥에서 책을 읽으며 정신적 자양분 축적”

정치거물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심 부의장은 “옛말에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란 말이 있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 늘 책을 끼고 살았다”며 “어릴 적부터 책읽는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학시절로도 이어졌다. 심 부의장은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독재와 억압에 맞서는 현실인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며 “써클 친구들과 세미나를 하며 치열하게 토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민주화투쟁을 경험한 많은 이들에게 ‘감옥’은 이른바 학교였다. 개인적으로는 고통스러운 공간일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책과의 만남으로 인식의 확대와 사유의 폭은 깊어졌기 때문. 심 부의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감옥은 최고의 독서실이었다. 평소에 읽기 힘든 두툼한 두께의 책들을 읽고 또 읽었다.

심 부의장은 “감옥에서는 목민심서나 성서 그리고 대망 등 장편소설을 많이 읽었다”며 “갇힌 공간에서 책을 읽고 이를 새김으로써 정신적 자양분을 축적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인문학과 역사서를 주로 읽었다. 심 부의장은 “인문학 특히 역사 공부를 좋아한다. 시대에 맞는 정치의 길이 있다”며 “정치에서 이른바 국민적 합의와 포풀리즘의 간극은 넓지 않고 또 구분도 쉽지 않다. 인문과 역사 공부는 내가 하는 입법과 정치를 늘 시대와 국민에 맞는지 비춰보고 되짚어 보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언젠가 여유되면 수필이나 소설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책을 좋아하지만 아쉬운 것은 바쁜 의정활동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자시절 책을 빨리 읽고 정리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던 것. 최근 북유럽 순방을 다녀오면서 읽었던 스웨덴의 복지제도에 대한 책도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요즘에는 통일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교류 협력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심 부의장은 “지난 시기 우리의 성장과 발전이 해양세력에 기반한 것이었다면 새로운 100년은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에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20대 국회에서 ‘통일한반도 유라시아포럼’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유라시아 시대를 미리 준비하는 것을 국가적 어젠다로 만들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작가로서의 욕망도 내비쳤다. 심 부의장은 “넘치고 숙성이 돼야 좋은 글이 나온다고 한다”면서 “20대 국회에서 국회부의장이 되면서 더욱 바빠졌다. 국회의장단의 활동과 의정활동에 더욱 매진하여 더 많은 경험과 지혜를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의정 활동을 정리하고 정책내용을 담은 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조만간 출판할 예정”이라면서 “언젠가 좀 더 시간 여유가 되면 더욱 노력해서 수필이나 소설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남 광주 출생(1958년)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졸△서울대 총학생회장 △MBC 보도국 기자 △16·17·18·19·20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전략기획위원장·홍보기획본부장·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최고위원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고문 △20대 국회 부의장

심재철 국회부의장(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50대 김혜수, 방부제 미모
  • 쀼~ 어머나!
  • 시선집중 ♡.♡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