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울 랜드마크는 '앙꼬 없는 찐빵'

  • 등록 2016-02-04 오전 6:00:00

    수정 2016-02-06 오후 2:02:03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연말이면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123층, 555m의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가 완공된다. 건국 이래 최고의 역사를 쓰고 있는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초고층빌딩으로 한국 관광산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인천 송도까지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롯데월드몰, 롯데월드 어드벤처, 콘서트홀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 도심가에 주로 머물렀다면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서 서울 동남권으로 권역을 확장하게 된다.

롯데월드타워가 세계적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기 위한 모든 절차가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지만 막상 완료되더라도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5월부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 등 외국인 관광객들을 이끄는 유인책으로 쇼핑과 카지노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유커는 쇼핑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경향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코리안 뷰티(K 뷰티) 제품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파는 물건은 이른바 ‘짝퉁’(가짜 상품)이 없고 품질이 높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롯데월드타워가 연말 완공이 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이 마음 편히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6000억원 수준이다. 다른 시내면세점이 정체된 매출을 보이는 와중에도 20% 이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입찰에서 롯데는 월드타워점, SK는 워커힐면세점을 잃었다. 서울 동남권에 있는 시내면세점이 모두 철수하게 된 것이다. 이 지역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을 만한 요소가 사라진 셈이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에 면세점을 올리고 두산은 동대문에 두타면세점을 새롭게 오픈한다. 명동을 중심으로 하는 도심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게다가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에서 근무하는 2000여명의 직원중 많은 이들이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누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인가. 2013년 관세법 개정으로 면세점 특허를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한 정치권은 경제회생과 민생의 길이 먼 곳에 있지 않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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