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군구에서 외국인주민이 1만명 이상 살고 있는 곳은 무려 49곳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5곳이나 늘었다. 외국인 비율이 5% 이상인 곳도 24곳이나 된다.
‘단일민족’ 국가였던 대한민국 구성원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다문화 국가’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은 더이상 ‘이방인’처럼 신기한 존재가 아닌, 익숙한 이웃이 됐다.
한국 체류 외국인 170만명 넘어서...인구 3% 수준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올 해 1월1일 기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장기체류 외국인·귀화자·외국인주민 자녀는 모두 156만 974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주민등록인구 5114만 1463명 대비 3.1%에 해당하는 규모로, 대전광역시 인구 153만명보다도 많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민은 지난 2006년 첫 조사 이후 매년 20%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경기불황 등으로 2.9% 증가에 그친 뒤, 지난해부터 다시 10%대 증가율을 회복했다.
체류 외국인의 국적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인이 86만 587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13만 7282명), 베트남(12만 8449명), 태국(7만 6670명), 필리핀(5만 506명), 우즈베키스탄(4만 3557명) 순이었다.
다문화 가족 급증...3년내 학생수 10만명 넘어설 듯
외국인주민이 늘어나면서 다문화 가족 역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학생은 지난 4월1일 기준 6만 7806명으로, 전년비 21.6% 늘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처음 시작된 2006년 9389명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7배 증가한 수치다.
이는 출산율 감소로 전체 학생 수가 매년 20만명씩 감소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다문화가정 학생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3년 내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불법체류..열악한 환경
문제는 점차 늘어가고 있는 불법 체류자 수다. 국내 체류 외국인 중 합법 체류자는 152만 1770명이었으며 불법 체류자는 18만 9126명이었다. 특히 불법 체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412명) 증가했다.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 노력에도 불법체류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불법 체류는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우리나라는 속인주의(혈통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불법체류 외국인 자녀는 국적은 물론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으며, 불의의 사고 등을 당해도 구제받을 방법이 없을 뿐더러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이들은 물론 자녀까지도 가장 기본적인 생활조차 보장되지 않는 인권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적별로 불법 체류자 수는 중국인이 6만 9310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베트남(2만 6505명), 태국(2만 6332명), 필리핀(1만 2840명)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