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첫 단추 잘 꿴 세종시, 훈풍 이어질까

2-2생활권 첫 분양에 165대 1..사상 최고경쟁률 기록
"인구 유입·공급 축소 기대" vs "여전한 공급과잉 우려"
  • 등록 2014-09-16 오전 6:00:00

    수정 2014-09-16 오전 6:00:00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로 세종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올해 하반기 분양에 나서려는 업체들도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세종시 첫마을에 들어선 퍼스트프라임 아파트 전경. (자료: 세종시)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165대 1.’ 올해 세종시에 처음 분양된 ‘세종예미지’ 아파트의 최고 경쟁률이다.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에 따라 당초 상반기 예정된 분양 물량이 모두 하반기로 미뤄진 가운데 최근 금성백조주택이 올해 세종시 분양 첫 스타트를 끊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2생활권 P4구역에 나온 세종예미지 672가구는 지난 3일 평균 30.21대 1로 모든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2011년 11월 세종더샾 센트럴시티·레이크파크(62.9대 1) 이후 3년 만에 나온 최고 청약경쟁률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종시 3단계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과 공급 과잉 문제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청약 호조세 타고 분양 봇물

세종예미지의 청약 열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2-2생활권은 중심상업지구인 2-4생활권과 가깝고 특화 설계가 가능하다는 단지 매력 때문에 수요가 대거 몰린 것 같다”며 “여기에 9·1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집값도 요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세종시의 첫 입주 단지인 첫마을아파트 ‘퍼스트프라임’ A-1블록 전용 59㎡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1억 9500만원에서 이달 현재 2억 1000만원으로 1500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 세종해냄공인 관계자는 “현재 입주를 진행 중인 아파트 역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종천동 세종엠코의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애초 3000만원까지 형성된 후 분양가 수준까지 내렸다가 최근 1500만원 정도 다시 올랐다”며 “아름동 한양수자인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빠졌으나 지금은 거의 분양가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전했다.

첫 분양의 단추를 잘 꿴 만큼 앞으로도 분양시장에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후속 물량들도 입지는 물론 아파트 품질과 브랜드 등 세종예미지와 견줘 뒤질 게 없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이달과 다음달에 걸쳐 현대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브랜드를 앞세워 분양에 나선다.

먼저 롯데건설은 신동아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달 중 2-2생활권 P1구역에 들어서는 ‘세종캐슬&파밀리에’ 아파트(전용 74~100㎡ 1944가구)를 분양한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도 2-2생활권 P2구역에 1694가구(전용 59~133㎡)를 내놓는다.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계룡건설 등 4개사도 이달 P4구역에서 3171가구(전용 59~120㎡)를 공급한다. 다음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방건설, EG건설이 3-2, 3-3생활권에 총 325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넘치는 공급 물량… ‘입주 폭탄’ 우려도

특히 세종 정부청사 이전 마지막 단계인 3단계 이전 작업이 오는 12월 12일부터 26일까지 예정돼 있어 인구 유입에 따른 기대감이 더 커진 상태다. 3단계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면 6개 기관 정부부처 공무원 2680명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12개 국책연구기관 2492명을 포함해 5200여명이 세종시로 옮겨가게 된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세종시는 과천 사례에서 보듯 행정도시로서의 인구 유입과 함께 주거지역으로 안정적인 곳”이라며 “정부가 청사 이전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반시설 확충 계획을 세워놓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종시 부동산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공급 과잉 문제를 없애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행정중심 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세종시 입주 아파트는 1만 가구 안팎이었지만 올해는 1만 5000여 가구에 달한다. 내년엔 추가로 1만 6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때까지 이전하는 공무원 1만 6000여 명이 모두 세종시로 이사를 해도 입주 물량을 채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공무원뿐 아니라 대전과 천안 등 인근 지역의 인구를 세종시에 끌어들이지 않는 한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입지와 제반 여건 등에 따라 인기 단지 위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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