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대장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로 흉터없이 치료

이관철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 등록 2014-08-28 오전 6:20:28

    수정 2014-08-28 오전 6:20:28

[이관철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선생님! 저 얼마나 살 수 있나요?” 대장암으로 진단을 하면 환자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심심찮게 받는다. 그러나 대장암에 걸렸다고 모두 다 일찍 죽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암의 병기에 따라 생존율이 다르긴 하지만 적절한 치료법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충분히 오
이관철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래 살 수 있다.

대장암의 병기는 크게 세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첫째가 암의 침윤 깊이, 둘째가 림프절 전이 정도, 셋째가 원격전이 유무이다. 이 세가지 상태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나누게 되고 높은 기수일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1기에 해당하는 조기 대장암은 림프절 전이와 원격전이 없이 점막 또는 점막하층의 침범만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ESD라 불리는 대장내시경을 통한 점막하 절제술을 통해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다. 과거에는 1기 대장암의 경우에도 거의 대부분 개복 수술로 암을 포함한 대장의 상당부분을 절제해야 했지만, 최근 치료내시경의 발달로 인해 수술적 장 절제 없이 암을 완치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치료내시경 시술을 모든 1기 대장암에 적용할 수는 없다. 1기 중에서 점막에 국한된 경우는 치료내시경 시술로 충분하지만, 점막보다 깊이 점막하층까지 침범하게 되거나 림프혈관 침범이 의심되고, 또는 조직학적 암의 분화도가 좋지 않을 때에는 주변 림프절로의 전의가 의심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2기, 3기의 대장암은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과거 대장암의 수술은 복부 정중앙을 길게 개복해 수술을 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복강경으로 이루어진다.

복강경 대장암수술의 장점은 3~5개의 구멍을 뚫고 복강경 기구를 삽입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흉터가 적게 남고 통증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다. 보통 개복 수술시 수술 후 7일 간의 입원이 필요하지만 복강경으로 수술하게 되면 4~5일 정도 지나면 퇴원할 수 있다. 복강경으로 수술하면 암치료에 있어 개복수술보다 못한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과 비교하여 치료 성적에 차이가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

작년 본원에서 대장암 2기로 진단돼 수술을 받고 1년 만에 정기검사를 위해 내원한 이모씨. 여름휴가 차 지인들과 물놀이를 다녀왔는데 배에 흉터가 하나 없으니 ‘정말 대장암 수술한 것 맞느냐’며 신기해하더라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씨에게 적용된 수술기법은 단일통로 복강경수술법이다. 기존 복강경수술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으로 최근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배꼽에 1.5~4㎝ 하나의 구멍만 뚫고 모든 기구를 함께 넣어서 수술 하는 방법으로 수술 흉터가 기존 복강경수술보다 현저히 적고, 통증도 적은 장점이 있다. 대장암의 치료 성적 또한 기존 복강경수술과 차이가 없다는 보고가 최근 연구에 의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대장암의 병기가 2기 이상일 경우에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암 환자에 있어 항암치료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항암화학요법과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4기 환자에 있어 시행되는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이 있다. 대장암에 있어 보조항암화학요법은 보통 수술 후 6개월간 12차례에 걸쳐 진행되고 그 이후 재발 유무에 따라 추가 항암화학요법을 결정하게 된다. 근래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표적항암치료제의 개발로 인해 4기의 대장암 환자의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환자의 비용 부담 또한 낮아졌다.

모든 암이 그러하듯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암의 조기 진단이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되면 큰 문제없이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암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인데,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이다.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씨앗인 대장용종을 조기에 제거하는 것을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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