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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의 병기는 크게 세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첫째가 암의 침윤 깊이, 둘째가 림프절 전이 정도, 셋째가 원격전이 유무이다. 이 세가지 상태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나누게 되고 높은 기수일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1기에 해당하는 조기 대장암은 림프절 전이와 원격전이 없이 점막 또는 점막하층의 침범만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ESD라 불리는 대장내시경을 통한 점막하 절제술을 통해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다. 과거에는 1기 대장암의 경우에도 거의 대부분 개복 수술로 암을 포함한 대장의 상당부분을 절제해야 했지만, 최근 치료내시경의 발달로 인해 수술적 장 절제 없이 암을 완치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치료내시경 시술을 모든 1기 대장암에 적용할 수는 없다. 1기 중에서 점막에 국한된 경우는 치료내시경 시술로 충분하지만, 점막보다 깊이 점막하층까지 침범하게 되거나 림프혈관 침범이 의심되고, 또는 조직학적 암의 분화도가 좋지 않을 때에는 주변 림프절로의 전의가 의심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2기, 3기의 대장암은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과거 대장암의 수술은 복부 정중앙을 길게 개복해 수술을 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복강경으로 이루어진다.
작년 본원에서 대장암 2기로 진단돼 수술을 받고 1년 만에 정기검사를 위해 내원한 이모씨. 여름휴가 차 지인들과 물놀이를 다녀왔는데 배에 흉터가 하나 없으니 ‘정말 대장암 수술한 것 맞느냐’며 신기해하더라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대장암의 병기가 2기 이상일 경우에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암 환자에 있어 항암치료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항암화학요법과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4기 환자에 있어 시행되는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이 있다. 대장암에 있어 보조항암화학요법은 보통 수술 후 6개월간 12차례에 걸쳐 진행되고 그 이후 재발 유무에 따라 추가 항암화학요법을 결정하게 된다. 근래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표적항암치료제의 개발로 인해 4기의 대장암 환자의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환자의 비용 부담 또한 낮아졌다.
모든 암이 그러하듯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암의 조기 진단이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되면 큰 문제없이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암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인데,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이다.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씨앗인 대장용종을 조기에 제거하는 것을 적극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