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가라앉은 내수 심리에 군불을 지피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부동산시장이 화답하고 있다.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고꾸라졌던 주택 거래·집값 등 부동산시장의 주요 통계 지표들이 일제히 바닥을 치고 올라섰다.
먼저 거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6142건으로 한 달 전보다 1000건 가량 늘어났다. 4월 8533건에서 5월 6064건, 6월 5188건으로 계속 줄어들다가 석달 만에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역대 7월만 놓고 보면 2009년(9005건)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아파트 매물이 쑥 들어가고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도 재조정되는 분위기다. 강남구 대치동 삼보미도맨션과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 등은 최근 일주일 새 1000만원 가량 매매가격이 뛰었다. 개포동 한미공인 주대식 대표는 “최경환 부총리가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와 같은 주택 대출 규제를 풀어 거래를 살리겠다고 하자 매물이 부족한 단지부터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과 경기지역도 집값 상승률이 평균 2배 정도 올랐다. 주택 거래를 옭아맸던 대출 규제가 완화되자 지방에서만 맴돌던 온기가 수도권으로 옮겨오는 추세다.
올해 들어 4월 정점을 찍고 주춤했던 경매시장도 최근 열기가 달아올랐다. 지난달 서울·수도권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85.2%로, 2009년(86.5%) 이후 역대 7월 중 가장 높았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임대소득 과세 방침의 불확실성도 줄면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것 같다”며 “향후 금리까지 낮아지면 집 사기가 수월해져 올 연말까지는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