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발행한 BW 신주인수권 행사가보다 현주가가 높기 때문에 워런트 행사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워런트를 언제 행사할 지 모르니 뾰족한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없네요. 자칫 기존 주주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자동차 부품업체 임원)
분리형 BW의 물량 부담은 특정 시기에 한꺼번에 몰렸던 탓에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안이다. 코스닥의 체력이 떨어진 가운데 불거지는 것이어서 여파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 더 문제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BW 물량은 83개사에 걸쳐 7800억원 안팎이다.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 125조원대비 0.6%에 해당한다. 일단 비중은 크지 않아 보인다.
또다른 문제가 숨어 있다. 지난해 BW를 인수한 투자자 대다수가 사채 이자를 포기했다. 사채 이율이 시중금리보다 낮거나 무이자로 발행한 BW 규모가 상당하다. 투자자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해 수익을 올릴 계획으로 BW를 인수했다.따라서 워런트 행사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1%라도 높다면 신주를 인수해 시장에서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에 들어가는 고기능성 폴리머를 생산하는 코프라는 지난해 7월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너지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조건은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행사가는 1만755원으로 산정했으나 두 차례의 행사가 조정을 통해 8413원으로 낮췄다. 현재주가가 1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워런트를 행사했을 때 18% 수익을 낼 수 있다.
이수앱지스도 워런트 행사 가능성이 큰 상장사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최대주주인 이수화학을 비롯해 흥국생명, 아이비케이캐피탈,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워런트 행사가는 현재 주가 9500원의 72% 수준인 6808원에 불과하다. 최대주주 물량을 제외해도 전체 발행 물량의 18%에 해당하는 242만주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이상윤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데는 1년 전 BW를 과도하게 발행한 것도 원인”이라며 “연초부터 시작한 코스닥 시장 랠리로 워런트가 행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 부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