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ICT 올림픽을 아는가

  • 등록 2014-02-28 오전 6:00:27

    수정 2014-02-28 오전 6:00:27

[남궁 덕 칼럼]부산 ICT올림픽을 아는가

다음 중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가 아닌 것은? ①아시안게임 ②6.4지방선거 ③ITU 전권회의 ④동계올림픽. 정답을 맞추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아시안게임은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인천에서 열린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 자치의원, 교육감 등을 뽑는 선거다. 동계올림픽은 일주일 전 러시아 소치에서 막을 내렸다. 문제는 ③번이다.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ITU전권회의라는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주파수배분, 위성궤도 지정, 기술 표준 제정 등을 결정하는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의 최고위 모임이다. 오는 10월20일부터 11월7일까지 3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4년 ITU전권회의’는 193국 정보통신기술(ICT) 담당 장관이 참석한다. 올림픽처럼 4년마다 열려 ‘ICT올림픽’이라고 불린다. 한국으로선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2012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못지않은 매머드급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셈이다.

문제는 ‘IT강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가 아직 낯설다는 점이다. 역사에 남을 이정표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한국은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1월 ITU 회원국이 됐다. 그해 12월 서울~부산 간 텔레타이프통신이 시작됐고, 1957년 TV 방송용 전파를 첫 송출했다. ITU가 언덕이 됐다. 전쟁의 상흔을 뛰어넘어 ‘강소경제대국’으로 우뚝 솟아오른 한국의 위상을 전권회의를 통해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한국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 롱텀에볼루션(LTE)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21세기 글로벌 시민들의 필수품인 스마트폰 1위 회사를 둔 자랑스러운 나라다.

일본은 1862년 런던 만국박람회와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 도자기와 차(茶), 부채, 판화 등을 유럽에 소개하면서 유럽에 ‘자포니즘’(Japonisme·일본풍을 즐기고 선호하는 현상) 바람을 일으켰다. 일본이 일찌감치 글로벌시장에서 경제영토를 늘려가며 경제 대국이 된 배경엔 자포니즘이 있다. 서양인들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중국과 함께 일본을 뇌리 속에 기억하고 있는 원형(原型)이다.

이번 부산ITU전권회의가 한국 IT의 원형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 정부주도의 행사지만 민간 참여를 이끌어내 진정 올림픽때와 같은 열기를 느끼도록 만들자. 올림픽은 출전 선수뿐 아니라 현장을 찾는 관중과 지구촌 시청자들이 함께 주인인 행사다. 이런 일에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비타민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과학기술·ICT의 민관융합으로 대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자는 얘기다. 삼성전자, LG전자,SK텔레콤 등 주요 ICT기업과 참석자를 1대1로 맺어주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ICT는 물론 그를 뒷받침하는 기본인프라인 제조업의 강건함도 손님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부산에서 가까운 울산과 포항엔 현대자동차 포항제철 현대중공업 등 한국의 간판 제조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1000년 고도 경주를 체험하는기회도 줬으면 좋겠다. 이로써 한국이 어떤 역사를 거쳐 오늘의 강력한 파워를 갖게됐는지를 지구촌 ICT장관들 머리 속에 꼭 각인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훗날 역사가들은 “21세기 한국, IT로 세계를 주름잡다.” 이렇게 쓰지 않을까. 그 맥락에서 이번 회의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총괄부국장 겸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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