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의 공실이 상당부분 해소된 여의도권이 전체 공실률을 낮추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대기업들의 임차 수요가 몰리는 연면적 6만6000㎡ 이상 ‘프라임급’ 오피스의 공실률이 크게 줄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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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동산 관리업체인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분당신도시권 포함) 내 연면적 3300㎡ 이상인 오피스(788개)의 공실률은 7.77%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낮아졌다. 2012년 1분기(4.56%) 이후 2년만에 공실률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의 5개 오피스 권역인 △도심권(종로·중구 일대) △강남권 △여의도권 △서울 기타권 △분당권 가운데 공실률 하락을 이끈 것은 여의도권이다. 이 곳의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12.42%로 전분기(13.45%) 대비 1.03%포인트 줄어 5개 권역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여의도권 공실의 주요 원인이었던 투(Two)IFC에 인도네시아투자조정청 등 2개 기관이 임차계약을 마치면서 입주율이 50%를 넘긴 게 공실률 감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원(One)IFC가 장기간 보유하고 있던 일부 공실(2000㎡)을 털어내고 모든 임대가 끝난 것도 여의도권 공실률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2012년 2분기까지해도 여의도권 오피스 공실률은 3%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같은해 3분기 공실률(11.55%)은 전분기보다 무려 8.47%포인트나 급증했다. 2012년 9월 프라임급 오피스인 투(Two)·쓰리(Three)IFC(연면적 19만4197㎡)가 사전 입주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채 완공된 게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이후 여의도권은 1년 넘게 공실이 늘었다.
IFC서울과 같은 프라임급 오피스의 임차 수요가 도심권 등 다른 권역에서도 늘어난 점 역시 전체 공실률을 줄이는 원동력이 됐다. 오피스는 연면적 규모에 따라 프라임급과 A급(3만3000㎡이상), B급(1만6500㎡이상), C급(1만6500㎡미만) 등으로 나뉜다. 규모가 가장 커 대기업 임차 수요가 많은 프라임급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10.96%로 전분기(11.49%)보다 0.53%포인트가 줄었다. GS건설이 입주한 종로구 창천동 그랑서울과 동부건설 및 관계사, KDB생명 등이 입주한 KDB생명타워(용산구 동자동) 등이 지난해 말 완공된 대표적인 프라임급 오피스다. 이들 오피스는 건설사가 ‘책임 임차’(건물 전체를 빌려 재임대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를 통해 공실률을 낮췄다.
강남권이 시장 회복의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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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강남권 공실률은 6.74%로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3년 전인 2011년 4분기(2.65%)와 비교하면 빈 사무실이 2.5배나 늘었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7월 판교 신사옥으로 이전했고, NHN엔터테인먼트도 8월 판교신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외국계 IT 기업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입주해 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10월 도심권으로 이전했다. 역삼동 JS타워에 세들어 살던 야후코리아도 한국시장 철수로 짐을 싸야 했다.
공실의 가장 큰 원인인 비싼 임대료도 문제다. 강남권 오피스 임대료는 2011년 1분기(1㎡당 19만8000원)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해 4분기 21만2000원으로 서울 평균치(20만9000원)을 웃돌고 있다. 이는 도심권(25만5000원)을 제외하곤 서울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330㎡를 임차할 경우 한달에 7000만원가량을 임대료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강남권 공실률 증가는 올해 차병원그룹이 판교 사옥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혜진 교보리얼코 선임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전년(2.8%)보다 높은 3.5%로 전망하는 등 경기 회복에 따른 고용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에는 임차 계약을 마친 기업들의 일부 이전으로 공실률이 다소 늘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신규 공급 감소와 고용 증가에 따른 임차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 하반기부터 오피스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