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도 동양파워 제값받고 팔릴까

삼척화력발전소 사업권·부지만 확보...미래현금흐름 감안 매각가 산정 '글쎄'
신속한 재무개선 위해 현실적 매각가 제시 예상...동양 예상매각가 훨씬 못미칠듯
  • 등록 2013-10-10 오전 6:00:00

    수정 2013-10-1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동양그룹이 해체위기에 놓이면서 매물화될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의 실제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삼척화력발전소 사업권을 보유한 동양파워의 경우 현재 부지만 확보된 상태여서 매각가를 놓고 상당한 이견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법원 주도로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 협상력이 떨어지는 만큼 동양 측이 애초 생각했던 매각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파워의 최대주주인 동양시멘트(55.02%)와 (주)동양(19.99%), 동양레저(24.99%) 등이 동반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동양파워의 지분매각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동양그룹이 당초 매각가로 추정한 1조원 정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IB업계의 중론이다.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은 정부의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13~2027년)’에 포함된 핵심사업 중 하나로 총 사업비가 10조원 안팎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삼척화력발전소의 경우 건설비용만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당초 예정대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2015년 5월부터 발전소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삼척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자 간 지분율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중부발전이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는 양해각서(MOU) 수준의 협의만 돼 있는 상태다. 따라서 동양파워 인수 후보들이 정밀 실사를 통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매각가를 낮추기 위해 출자지분율을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그룹이 예측한 3000억~4000억원(연간)의 영업이익이 발생할지도 미지수다. 발전소 가동 시점인 2020년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한국전력이 동양파워의 전력 납품 단가를 낮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예측한 영업이익 및 지분가치(1조원)는 현 시점을 기준(전력 납품 단가 및 수요처 등)으로 한 만큼 향후 5~6년후 발생할 현금흐름은 말 그대로 추정에 불과하다”며 “실제 매각 협상 과정에서는 현재 보유한 발전소 부지(약 260억원) 외에는 모두 미래가치로서 매각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법원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법원 주도로 동양파워에 대한 매각이 추진될 경우 매각가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법원 주도로 M&A가 추진될 경우 법정관리 전 경영진이 제시했던 매각가보다 상당히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도레이첨단소재가 4300억원에 인수한 웅진케미칼의 경우 당초 웅진그룹이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제시했던 매각가치는 2066억원에 불과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구미·반월 등의 열병합발전소를 포함해 북평화력발전소의 사업권을 보유한 STX에너지도 1조원 규모로 시장에 나와 있는 상태”라며 “인수이후 몇 년간 지속적인 투자만 해야 하는 동양파워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는 STX에너지에 비해 기업가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실제 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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