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항궤양제 ‘에소메졸’과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이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에소메졸은 한미약품이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의 부가성분만 바꿔 개발한 제품이다. 최근 미국 뉴저지 지방법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진행한 특허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국산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 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두 가지 성분의 고혈압약을 섞어 만든 아모잘탄은 미국 머크와의 계약을 통해 이미 해외 51개국에 수출이 성사된 상태다. 지난 2009년 발매된 아모잘탄은 머크가 국내에서 포장만 바꿔 코자XQ로 발매하면서 상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아모잘탄과 코자XQ는 올해 국내사 제품 중 최초로 연 매출 1000억원에 도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아벤티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개량신약 개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GSK와 지난해부터 개량신약의 개발 단계부터 협조관계를 구축했다. 양사는 현재 항혈전제 복합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가 국산 개량신약을 팔거나 국내사와 개량신약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 모두 한미약품이 첫 사례다.
사실 한미약품의 개량신약 시장에서 적잖은 실패 경험이 있다. 지난 2004년 고혈압약 ‘노바스크’의 부가성분을 바꾼 ‘아모디핀’을 발매하면서 개량신약 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모디핀은 노바스크의 후발주자로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하며 개량신약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은 한때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약 ‘슬리머’의 유럽과 호주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심혈관 부작용 논란으로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물거품이 됐다.
이후 시장에 빨리 진입하기 위한 특허회피용 개량신약이 아닌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복합신약을 앞세우면서 국내외 시장 공략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을 완료했거나 개발이 진행중인 개량신약은 총 25개에 달한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개량신약의 성과가 다른 업체로부터 롤 모델이 되고 있다”면서 “글로벌기업의 관건은 신약이다. 개량신약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 시기를 앞당겨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