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 "시리아 반군 무장 반대 재검토중"

헤이글 장관 "기존 반대입장 다시 검토할 것"
"화학무기 사용 보다 확실한 증거 있어야"
  • 등록 2013-05-03 오전 7:10:28

    수정 2013-05-03 오전 7:10:28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시리아 반군들의 군사무장에 반대하던 입장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미국 정부의 입장이 강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는 화학무기 사용 증거가 확실해지면 미국 정부가 반군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2일(현지시간) 필립 하몬드 영국 국방장관과의 회담 뒤 펜타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반군을 무장시키는 방안에 반대해오던 기존 입장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재검토한다고 해서 당장 입장을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기존 입장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이같은 반군들의 군사 무장이 자칫 반미 극단주의자들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데다 반군과 정부군간 군사 충돌만 강화돼 분쟁이 종식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식량과 구급약품 등 인도적 물품과 야간 투시경 등 비살상용 전쟁도구 등을 제한적으로 공급해왔다.

다만 그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아직은 (시리아 사태에 개입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머지 않아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을 야기하고 있다.

실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지난주 “이전에는 검토하지 않았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리아 내전사태 개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수주일 내에 미국 정부가 시리아 반군에게 무기를 공급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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