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루만에 반등..지표+버냉키효과

3대지수 1% 가까이 올라..S&P500, 1500선 눈앞
소재-에너지주 강세..애플, `액면분할설`에 상승
  • 등록 2013-02-27 오전 6:07:33

    수정 2013-02-27 오전 6:07:33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급락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탈리아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까지 나서 양적완화 지속 의지를 밝힌 것이 힘이 됐다.

2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15.96포인트, 0.84% 상승한 1만3900.13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3.40포인트, 0.43% 오른 3129.65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9.09포인트, 0.61% 뛴 1496.94를 기록하며 다시 15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경제지표가 잇달아 쏟아진 것이 지수를 반등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작년 연간 집값 상승률도 지난 2006년 이후 6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발표한 작년 12월 집값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한 이탈리아 우려가 전반적인 시장심리를 계속 억눌렀다. 상원 2위를 차지한 유국민당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을 두고 엇갈린 발언을 하면서 불확실성을 높였다. 영국의 소매판매가 5개월만에 가장 부진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후 버냉키 연준 의장이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현 시점에서는 양적완화의 득이 잠재적인 비용을 압도하고 있다”며 양적완화 조치를 지속할 뜻을 재확인한 점이 시장을 안심시켰다.

전날 급등했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공포지수인 VIX지수가 다시 17선까지 내려왔고, 전날 급락했던 소재와 에너지주가 반등세를 타며 모든 업종들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그동안 약세를 지속해온 애플이 오랜만에 1% 이상 상승하며 나스닥지수를 이끌었다. 정기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액면분할 루머가 나돌면서 주가는 상승했다. 이 덕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 휴렛-패커드(HP) 등 기술주들이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다 170억달러의 자사주 취득계획을 발표한 홈디포가 5.69% 상승했고, 역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낙관적으로 제시한 메이시스도 3% 가까이 올랐다.

반면 올해 4000명을 감원해 1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내년까지 최대 1만9000명을 줄이기로 한 JP모간체이스는 약보합권으로 밀렸다. 베스트바이도 400명 가까운 인력을 줄이기로 하면서 주가가 3% 이상 추락했다.

◇ JP모간, 내년까지 최대 1만9000명 줄인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가 올해안으로 미국내 인력을 4000명 가량 감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최대 1만9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JP모간은 작년말 기준으로 25만9000명에 이르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1만9000명에 이르는 감축규모는 전체 인력의 7.3%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JP모간은 이날 연례 투자자의 날 컨퍼런스 시작전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내년까지 모기지사업부문에서 1만3000~1만5000명을 줄이고 주택대출을 제외한 커뮤니티뱅킹부문에서도 3000~4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단 올해에는 4000명 정도를 우선 감원하되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는 자연적인 은퇴 인력을 유도하면서 추가로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JP모간은 “비용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다만 투자은행부문에서의 이익은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리앤 레이크 JP모간 최고재무책임자도 “우리는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올해 일단 10억달러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순이자마진은 작년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JP모간은 작년말 기준으로 5614곳인 지점을 앞으로 매년 100곳씩 더 늘려가기로 했다. JP모간의 미국내 지점 수는 웰스파고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 버냉키 “양적완화 득(得) 분명..시퀘스터 안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현 시점에서 양적완화의 득(효과)은 분명하다”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양적완화 조치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의회에는 경제를 해칠 수 있는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를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양적완화는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실제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 단계에서는 그 효과가 잠재적인 비용을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일부 금융시장에서 늘어나는 위험선호 현상으로 인해 잠재적인 비용(자산 버블) 우려가 확인되지 않고 있고 인플레이션 역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은 2%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유지하면서도 성장 회복을 위해 중요한 부양을 제공하고 있다“고도 했다. 출구전략과 관련해서도 ”연준은 당장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대거 팔아야할 필요가 없다“며 이로 인해 출구전략도 더디게 진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성장이 완만한 속도를 보이고 있고 단기 재정지출 감축에 따른 성장 회복의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은 대체로 취약한 편이고 휘발유 가격 상승은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반면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이며 기대심리도 안정돼 있는 등 물가 상승압력의 신호도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의회가 시퀘스터를 피해야 하며 미국 재정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도록 재정적자 감축도 합의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버냉키 의장은 ”의회와 행정부는 시퀘스터로 인한 급격한 지출 삭감 대신 재정적자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자칫 재정지출이 급격하게 줄고 세금이 인상될 경우 경제에 심각한 역풍이 될 수 있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 美 주택경기 동반호조..소비신뢰지수도 상승

미 상무부는 이날 지난 1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15.6%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작년 12월의 3.8% 감소에서 증가로 급선회한 것이며 지난 2008년 7월 이후 4년 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계절조정한 연율 환산으로 신규주택 판매수도 43만7000건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38만1000건에 크게 웃돌았다. 작년 12월의 37만8000건도 크게 넘어섰다. 증가건수로도 지난 1993년 4월 이후 무려 10년여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판매 추세를 감안한 신규주택 공급물량은 4.1개월치로, 앞선 12월의 4.8개월에서 크게 줄었다. 이는 지난 2005년 3월 이후 무려 8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함께 발표한 지난해 12월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계절조정 전월대비 0.9% 상승했다. 이는 지난 11월 확정치인 0.7%와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인 0.5%를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다. 계절조정하지 않은 집값도 전월대비 0.2% 상승해 당초 0.2% 하락할 것이라던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또한 전년동월대비로도 집값이 6.8%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6.6%를 웃돌았다. 특히 전년동월대비로는 지난 2006년 7월 이후 6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또한 컨퍼런스보드는 2월중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69.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인 61.0은 물론이고 앞선 지난 1월 확정치인 58.4보다도 크게 높았다. 특히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현재 현재 경기 기대지수가 종전 56.2에서 63.3으로 크게 개선된 가운데 향후 경기기대지수도 59.9에서 73.8로 높아졌다. 다만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답변에 대한 지수는 36.6에서 37.0으로 소폭 올라갔다.

◇ 伊 베를루스코니 ”연정 참여없다“..국채값 급락

이탈리아 총선에서 상원내 과반수 정당이 불발로 돌아간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한 중도우파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 참여 가능성을 배제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현지 TV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탈리아 연정을 이끌어온 마리오 몬티 총리 진영과의 연정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총선 결과에 따르면 피에르 루이기 베르사니가 이끄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119석을 확보한 반면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자유국민당은 117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어느 쪽도 158석에 이르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정부가 추진해온 긴축조치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제는 이같은 결과를 반영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도좌파인 민주당이 주장하는 재총선에 대해서도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이탈리아를 이렇게 불안정한 정부 상태로 내버려둘 순 없다“며 연정 참여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결국 이같은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전날 4.448%에서 단숨에 4.87%까지 급등(국채가격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금리 차이)도 57bp(0.57%포인트) 확대된 338bp를 기록했다. 아울러 6개월 만기 87억5000유로 어치 국채 입찰에서도 낙찰금리는 1.237%를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메이시스-홈디포, 4Q 실적 동반 호조

미국 최대 주택용품 소매업체인 홈디포는 이날 지난 4분기(작년 12월~올 2월) 순이익이 10억달러, 주당 68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7억7400만달러, 주당 50센트보다 증가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였던 주당 64센트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의 160억1000만달러보다 늘어난 182억달러를 기록했고, 이 역시 177억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가볍게 웃돌았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주택경기가 개선되면서 주택 보수용품과 자재 구매 수요가 늘어난데다 지난해 하반기 초강력 폭풍인 ‘샌디’ 피해로 인한 복구 수요도 가세한 덕이었다. 이에 따라 홈디포는 최대 170억달러 규모로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 이후 주가는 개장전 거래에서 오히려 2.5% 하락하고 있다.

또한 미국 최대 백화점업체인 메이시스는 지난 4분기 순이익이 7억3000만달러, 주당 1.83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7억4500만달러, 주당 1.74달러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조기 은퇴에 따른 비용과 매장 폐쇄에 따른 비용 처리 등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2.05달러를 기록해 1.99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한 9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동일점포매출 역시 전년동기대비 3.9% 늘어났다. 특히 온라인 매출은 무려 48%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메이시스는 올 회계연도 역시 주당 순이익이 3.90~3.9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보다 3.5% 늘어난 것으로, 주당 3.85달러인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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