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갚겠다" 빚 탕감 신청자 사상최대 전망

신복위 프리워크아웃 신청자 전년比 27% 급증
2금융권 신청자 급증..모럴해저드 우려
  • 등록 2012-08-22 오전 6:15:00

    수정 2012-08-22 오전 9:28:27

[이데일리 이현정 송이라 기자]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일찌감치 채무구제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돈을 갚으려는 노력보다 일단 회피하고 보자는 인식도 강해져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1일 금융당국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 1~7월 프리워크아웃 신청자는 972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7108명보다 27%(2621명) 늘었고 2010년(3397명) 대비로는 186%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프리워크아웃 신청자는 지난 2009년 4월 시행 이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전망이다.

통상 프리워크아웃은 저소득층보다 중산층이 구제받는 제도여서 대한민국 전체가 ‘빚’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대부업 등 제2금융권 연체자들의 워크아웃이 급증하고 있어 빚의 ‘질’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신복위의 개인·프리워크아웃 확정자들이 보유한 신용카드 계좌수는 7월 기준 1만 3628좌로 지난해 1월 7049좌에서 93%(6579좌) 급증했다. 할부금융사 계좌는 지난해 1월 2081좌에서 올 7월에는 3012좌로 4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저축은행 계좌도 10% 이상 증가했다. 5개월 이상 장기 연체에 대해서만 채무조정 해주는 대부업체 계좌는 7월 1192좌로 지난해 1월보다 무려 124%(532좌) 폭증했다.

반면 은행계좌를 보유한 워크아웃 확정자는 5553좌에서 4171좌로 줄었다. 신복위는 1금융권 대출금을 갚기 위해 2금융권에서 최고 30~40%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빚을 내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채무독촉을 견디다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해 버리는 채무자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복위 관계자는 “워크아웃 신청자 대부분이 소득감소와 실직 등으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빚을 내 빚을 갚다 열 군데 가까이 연체돼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이른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부채 등으로 서민들의 빚 부담이 늘어나면서 상환 가능성이 큰 채무자들도 적극적으로 워크아웃제도를 이용하거나 곧바로 법원의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모럴해저드를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2금융권의 부실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개인회생 신청이 늘어나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돌아오기 때문에 대손비용을 충분히 쌓고 있다”며 “부담을 덜기 위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프리워크아웃=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 5억 원 이하의 빚을 지고 있는 다중채무자가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되기 전에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유자산이 6억 원 미만이어야 하고 소득대비 부채상환 비율이 30% 이상이면 연체이자 면제와 대출이자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원금 탕감은 없지만 부담보대출은 최장 10년, 담보대출은 20년에 걸쳐 갚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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