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장에선 예상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벌써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고 정책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추가 대책을 내놓기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연준의 고민은 더 깊어질 듯하다.
◇ `트위스트`, 장기금리 안정 유도
21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이틀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경기 부양을 위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규모는 4000억달러 수준으로, 내년 6월말까지 단기채권인 만기 3년미만 국채를 4000억달러 어치 내다 팔면서 그 자금으로 만기 6~30년물인 장기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결국 단기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장기금리를 낮춰 가계의 모기지 리파이낸싱 수요 확대, 기업과 가계의 자금수요 확대 등 경기를 진작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일단 장기금리 하락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입자금 4000억달러 가운데 6~8년에 32%, 8~10년에 32%, 10~20년물에 4%, 20~30년물에 29%가 배정됐다. 20년 이상 장기물 비중이 시장 예상보다 더 높았다는 점에 장기국채도 즉각 반응했다.
아울러 이날 연준은 만기가 돌아오는 모기지 채권에 대해서도 원리금을 계속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당초 이 자금으로 국채를 사왔지만 앞으로는 모기지담보증권(MBS)를 사겠다고 했다. 모기지 수요를 위해 모기지와 국채금리간 스프레드가 벌어지지 않도록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연준은 경기 회복을 돕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라고 평가하면서 "트위스트의 효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경기 하방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추가 부양 기대나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정책효과-추가대책 `의문`
이같은 연준의 계산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들은 트위스트의 정책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기금리를 낮춘다한들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누가 집을 사고, 돈을 빌려 소비나 투자를 하겠냐는 얘기다.
내이션와이드인슈어런스의 폴 밸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어느정도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가 가진 문제는 연준이 직접적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우리는 연준의 멘데이트를 뛰어넘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과 마찬가지로 연준내 반대파가 여전히 3명씩이나 됐다는 점도 향후 새로운 대책을 모색하기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공화당의 연준 비판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정책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번주초 공화당 지도부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경제 개입을 그만두라"고 경고했고, 에릭 캔터 원내대표 역시 "통화완화정책이 오히려 미국 경제를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릭 페리 텍사스주지사는 버냉키 의장을 직접 겨냥해 "배반, 반역"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 조셉 라보그냐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나 기업 심리가 추가로 악화되거나 노동시장이 정체상태를 지속한다면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버냉키 의장이 다음달 4일 상하원 경제위원회에서의 증언과정에서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고 정책효과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초과지준부리 금리 인하나 3차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긴 힘들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