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국정감사는 내년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7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다.
이에 따라 '그 어느 해보다 알찬 국감을 실시하겠다'는 여야의 각오가 남달랐지만, 실제 국감 진행 내용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당초 지난 11일 시작될 예정이던 국감을 이틀이나 순연시켰던 북한 핵실험의 충격파에서 여야 정치권이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작 각 상임위가 소관 정부 부처를 상대로 집중 추궁해야 할 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리기가 일쑤다.
일례로 지난 13일 행자위의 행자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은 이용섭 행자부 장관을 상대로 '통일부 장관 등의 사퇴'를 주장하는 코미디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또 지난 18일 재경위의 관세청 국감에서는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통일부를 '북조선 서울지소'에 빗대는 바람에 다음날 조폐공사 국감까지 파행으로 얼룩지게 했다.
여기에다 지난 17일 법사위의 서울고검 국감에서 나온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의 '걸레 같은 주장' 발언 등 막말도 난무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9일 교육위의 광주시교육청 국감에서는 피감기관 간부가 국감장에서 욕설을 내뱉는 초유의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올 국감은 사상 최악의 국감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