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이모카세 1호’ 김미령 셰프 보려고 경기도 용인에서 왔습니다.”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위치한 ‘안동집 손칼국시’(안동집) 앞은 점심시간대가 한참 지났지만 음식을 맛보기 위해 기다리는 50여명의 손님들로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들 사이에선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이야기가 한창이다. 안동집은 방송에서 ‘이모카세 1호’라는 별칭으로 출연한 김미령 셰프가 35년째 운영 중인 곳이다. 남편과 이곳을 찾은 이연옥(68) 씨는 “흑백요리사 방송을 맘 졸이며 재밌게 봤다”며 “김 셰프의 손맛을 보려고 용인에서 왔다”고 말했다.
|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위치한 ‘안동집 손칼국시’. 김미령 셰프의 요리를 맛 보기 위한 손님들이 줄 지어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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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첫 공개 후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얻은 흑백요리사는 방송이 끝나자 출연 셰프들이 운영 중인 업장들로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미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며 외식업계에 새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안동집은 별도 예약을 받지 않아 ‘기다림’밖에 방법이 없다. 이날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더욱 몰렸다. 식당 내 주방에서는 김 셰프의 남편인 이태호 공동 대표가 국수를 삶고 수육을 썰어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다른 종업원들 역시 배추전을 부치고 음식을 나르느라 분주했다. 이 대표는 “방송이 나간 이후 매출이 30% 정도 늘었다”며 “특히 젊은 고객의 비중이 30%에서 절반까지 늘었는데 방송의 효과에 놀랐다”고 했다.
이날 김 셰프가 오전에 이미 다녀갔다는 소식에 손님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셰프는 이곳 외에도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한식 오마카세점 ‘즐거운 술상’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최근 흑백요리사의 인기에 각종 섭외 요청 등으로 눈코 뜰 새가 없다고 한다. 이 대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 와서 국수를 직접 삶고 배추전도 파는데 지금은 여러 일정으로 바쁠 것”이라고 귀띔했다.
눈여겨볼 것은 주변 상인들도 흥이 났다는 점이다. 안동집 효과로 경동시장을 방문하는 이들이 늘면서다.
주로 국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 외국에서 방송을 보고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이다. 이들은 안동집에서 식사만 하고 떠나지 않는다. 청년몰 등 시장도 둘러보면서 쇼핑도 즐긴다. 안동집 건너편에서 떡집을 운영 중인 박미숙 씨는 “일본·중국인들도 들러서 한과 제품을 보고 갔다”며 “젊은 친구들이 오니 활기도 돌고 좋다”고 전했다.
경동시장 상인회도 흑백요리사의 효과에 고무적이다. 김태인 경동시장 상인회 부회장은 “지난 한글날 휴일에는 안동집 앞에 수백명이 몰리기도 했는데 경동시장 60년 역사 중 젊은 손님들이 이렇게 몰렸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젊은 손님들이 당장 시장에서 물건을 많이 사진 않지만 시장으로 걸음을 돌리는 게 익숙해진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20~30대 젊은 손님이 절반 정도로 주를 이뤘다. 중국인과 일본인 손님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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