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사이버테러대응과 정소연(30) 경감이 지난 1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경감은 지난달 사이버범죄 수사 능력을 겨루는 ‘2024 국제 화이트햇 학술대회(화이트햇 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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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경감은 “경찰도 분야가 많은데 뭘 해야 할까 이리저리 재미있는 분야를 찾다보니 사이버가 눈에 들어왔다”며 “예전에 드라마 ‘유령’에서 배우 소지섭씨가 사이버 수사관이었는데 전문성 있는 분야에서 일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경감은 이찬휘(27·경찰대 사이버보안연구센터), 추휘찬(21·경찰대)씨와 팀을 이뤄 출전했다. 그는 “CTF(Capture The Flag) 형식의 문제풀이와 보고서 작성 등을 12시간 걸려 해야 했다”며 “시나리오에 맞춰 출제된 문제를 따라가면서 풀었고, 그 과정을 법률적으로 해석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트워크, 암호학, 디지털 포렌식, 리버싱(악성코드 분석) 등 사이버보안과 관련한 모든 솔루션을 묻는 과정이 포함됐다”며 “예선을 통과하면 1~3위 팀들만 본선에 진출해 모의재판식 발표, 질의응답을 하는데 결과적으로 우리 팀이 1등을 거머쥐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규모 해킹 범죄가 발생하며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정 경감은 수사기법의 발전과 국제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범죄가 사이버, 국제화되면서 추적·검거하는 데도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 경감은 “업무하면서 외국 기관과 회의를 한다거나 공조작전을 하는 대외협력에도 시간을 쓰는 편”이라며 “최근 큰 회사나 기관을 노리는 해킹 시도가 많아지는데 이렇게 유출된 자료가 또다른 공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해킹의 심각성은 다들 아는데,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선 당해보지 않으면 인식하기 힘들다”며 “보안 사고는 일어나지 않으면 없는 사고지만 일어나면 굉장히 큰 사고가 되기 때문에 기관의 노력, 개인의 주의 모두 필요하다”고 했다.
정 경감은 이번 대회를 통해 사이버 수사관으로서 더 크게 성장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올해 행사 주제는 ‘AI와 로봇 기술’이었는데 새로운 기술에 대해 범죄 영역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계속 공부하겠다”며 “사이버 수사의 여러 분야를 커버할 수 있도록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다 배워 성장해서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