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는 이같은 내용의 판매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루이 13세 블랙펄은 프랑스의 코냑 명가 레미마틴 가문만을 위해서 전세계 786병만 한정 판매됐다. 이같은 희소성 때문에 공병도 수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가 새로운 주류의 유행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위스키 공병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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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앱에서는 ‘위스키 공병’이라는 키워드로 수많은 게시글을 찾을 수 있다. 공병가격은 3000원대부터 수십만원대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공병 가격은 위스키 가격과 비례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산토리 짐빔은 2000원, 발베니 12년은 1만원대, 글렌피딕 12년은 1만원대, 조니워커 블루라벨 1만원대 등에 거래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로 유명세를 탄 로얄살루트 38년은 공병가격이 최고가 7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중요한 증거로 나오는 등 스토리가 있는만큼 단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돈을 주고 산 공병은 어디에 쓰이는 걸까. MZ세대는 이 빈병을 활용해 실내 인테리어에 활용하고 있다. 빈병에 값싼 위스키를 채워 진열장을 꾸미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위스키 병을 디퓨저로 활용하기도 한다.
위스키 공병이 돈이 되면서 대단지 아파트의 분리수거 날에는 위스키 공병 확보를 위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정시간에 위스키 공병이 많이 나오는걸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몰리면서다. 위스키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합법적인 위스키 공병 리셀 열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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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세월을 빚는 술이라는 별칭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값어치가 천정부지로 뛴다. 이에 위스키 투자는 부자들 사이에서 ‘저위험 고수익’의 투자처로 알려졌다.
이에 홍콩, 싱가포르, 유럽 등에서는 희귀 위스키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세계 최초 위스키 투자 사모펀드인 ‘플래티넘 위스키 인베스트 펀드‘는 평균 17%의 수익률을 내며 2021년 청산했다.
스웨덴 주식시장에 상장된 싱글몰트 펀드는 희귀 한정판 위스키에 투자해서 수익을 창출한다. 이 펀드는 위스키를 캐스크(오크통) 단위로 투자해서 싱글몰트 샵을 통해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해서 수익을 낸다. 연평균 수익률 목표는 10%다.
이 펀드에 따르면 작년 희귀 위스키 지수는 연간 8.7%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랜드별로는 △일본 야마자키(61%)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가루이자와(25%) △맥캘란(24.3%) △글렌드로낙(25.4%) △발베니(16.5%) 등 위스키가 준수한 신장률을 나타냈다. 작년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가들이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수입주류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는 와인과 상온에서 보관이 쉬울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희소해지는 특징이 있다”며 “과거에는 중장년층의 애호품이었지만 최근 몇 년새 젊은층이 위스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위스키가 품귀현상을 빚고, 빈병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