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면서 나라 곳간을 지키는 재정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는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종부세 공정가액비율 등 한시적 세제 지원 조치들도 세수 여건을 개선할 카드로 떠오른다.
| 9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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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일몰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후속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21년 11월 고유가 부담을 줄이려 시작한 이 조치는 세 차례 비율을 조정해 현행 휘발유 25%(205원), 경유 37%(212원)로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내달부터는 인하폭을 축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세수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탓이다. 올 1∼2월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7000억원 줄었다. 3월 이후 지난해처럼 세금이 걷혀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20조3000억원 모자라게 된다. 10조원이 넘는 세수 결손은 2014년(-10조9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대로라면 지난 2019년(-1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전년 대비 감소 추세로 전환한다.
| (그래픽=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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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류세 인하로 인한 교통·에너지·환경세 감소분은 5조5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이 조치를 폐지한다면 5조원 이상의 세수 확보가 가능해진다.
5년 가까이 이어진 승용차 개소세 인하 역시 정상화 대상으로 언급된다. 정부는 2018년 7월부터 개소세를 30% 인하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에 70%까지 확대했고, 하반기에 30%로 다시 낮춰 올해 6월까지 기한을 연장한 상태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매길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상반기까지 결정해야 한다. 역대 최저치까지 낮춘 현행 60%에서 평시 수준인 80%로 되돌리는 방안이 검토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락으로 주택 보유세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정시장가액비율 마저 현행대로 유지하면 세수는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