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지난해 내린 특명이다. 고객들을 가장 가까이 만나면서 그들이 원하는 투자상품을 제시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에게 채권 판매 경험을 확대하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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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오랜 숙원이었던 자산관리(WM) 부문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증권사의 수익원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과 펀드나 채권 및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등 WM 부문 등으로 구성되는데, 보통 브로커 수익이 주를 차지했다. 하지만 직접 고객을 핸들링하며 얻는 브로커 수익은 온라인과 모바일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현대증권과 합병한 2016년부터 WM자산의 성장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국고채 판매가 유의미하게 늘었다. 주식이고 채권이고 할 것 없이 모든 금융상품 수익률이 내리막을 걸을 때 가장 안전한 자산인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에 눈을 돌리면서다. 정상구 KB증권 강남스타PB센터 부지점장은 “기관이나 연기금 위주이던 국고채 시장에서 개인의 스마트 머니를 많이 이끌어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PB 역량 강화도 채권 판매 증가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정 부지점장은 “처음에 채권 투자를 은행 예금과 비슷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던 고객들에게 만기매칭뿐 아니라 중간 트레이딩을 통해 추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부분을 설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채권 이후 다음 상품에 대한 고민도 치열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채권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올 1월 KB증권 리테일채권 판매량은 1조8000억원으로 2조원 가까운 규모를 기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16조5000억원을 팔았지만 8분의 1가량을 한 달만에 판 것이다. 이는 전년 동기 1조1000억원보다도 늘어난 수준이다.
KB증권 측은 “주식투자와 같이 개인 자산 관리의 한 축으로 채권투자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2~3% 수준의 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채권은 의미 있는 투자자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