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무려 2억500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다. 한국 돈으로 32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22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의 가브리엘 고린스타인 판사는 이날 뱅크먼-프리드를 보석금 2억5000만달러에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재판 전 보석금으로는 역대 최대다.
| 파산 보호를 신청한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22일(현지시간) 발목에 족쇄를 찬 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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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먼-프리드는 FTX 파산 보호 신청한 이후 회사 본사가 위치해 있는 바하마에 체류했다. 그런데 미국 당국이 요청하면서 지난 12일 바하마에서 체포돼 전날 미국으로 인도됐다. 뱅크먼 프리드는 발목에 족쇄를 찬 상태로 이날 법정에 출두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는 대신 법원에 자신의 여권을 제출하고 사기 등의 혐의에 관한 재판이 이뤄지는 동안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부모 집에서 가택 연금된다.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인 그의 부모는 보석 조건에 함께 서명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빼돌려 계열사 헤지펀드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손실을 메우는 등 고객을 사취한 혐의로 뉴욕 남부연방지검에 의해 기소됐다. 그는 그동안 FTX의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은 부인해 왔다.
그러나 알라메다 리서치의 캐롤라인 엘리슨 전 최고경영자(CEO)와 FTX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게리 왕 등 측근 두 명은 사기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뱅크먼-프리드 입장에서는 사면초가 상황에 빠진 것이다.
데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전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FTX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