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업계에서는 강남의 주요 단지가 한날 동시에 경매에 나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경매에 잘 나오지 않던 ‘삼성동 아이파크’가 두건이나 나오고 ‘신반포청구’가 등장한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집값 고점 인식에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발생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경매 시장에도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년 같았으면 시장에서 소화됐을 물건이 경매로 나오고 이마저도 한차례 이상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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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똘똘한 한 채로 꼽히는 삼성동 ‘아이파크삼성’은 이날 2건이 동시에 경매에 나온다. 아이파크삼성이 경매로 등장한 것은 지난 2018년 4월 이후 약 4년4개월여만이다. 해당 단지 269㎡는 당시 감정가 99억원으로 역대 최고 감정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추세다 보니 해당 물건의 시세가 낮아지면서 매매를 통해서 채권을 해결할 수 없어 경매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강남 대치동 ‘한보미도맨션’과 청담동 ‘청담대우유로카운티’도 매물로 나온다. 한보미도맨션 204㎡는 감정가 47억원에, 청담대우유로카운티 157㎡는 23억2000만원에 경매가 시작한다. 청담대우유로카운티는 앞서 한차례 유찰되면서 감정가 29억원에서 23억2000만원(80%)으로 최저 매각가가 내려왔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강남권 주요 단지들이 같은 날 경매에 잡히기는 쉽지 않다”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경매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강남 아파트들이 잇따라 경매에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물건의 가격이 높다 보니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며 “시장의 반응이나 경쟁률 등을 통해 강남 아파트 가격 추이를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