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덕에 올 2.8% 성장, 물가는 4.2% 상승…금리 인상해야”

추경 성장률 기여 0.4%p 예측…경기 하방 저지선
소비자물가 상승률 4.2% 예상 “기준금리 인상해야”
  • 등록 2022-05-19 오전 5:45:00

    수정 2022-05-19 오전 5:45: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공지유 기자]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국내 경제 성장률을 전망치를 2%대로 낮췄다. 다만 59조원 규모로 편성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경기 하방 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4%대 고공 행진이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의 인상을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허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총괄(왼쪽)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KDI 경제전망(2022. 상반기)’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DI)


KDI는 18일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5%로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기관들이 정부 목표치(3.1%)를 밑도는 2%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작년 11월 (경제전망) 때보다 올해 1분기 민간소비가 안좋았던 측면이 반영됐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올라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미국, 한국 금리와 시장 금리가 인상되고 대외 여건이 많이 안 좋아지면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한 부분을 반영해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KDI는 대외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편성한 59조원대 2차 추경안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4%포인트로 추산했다.

2.4% 성장에 그칠 뻔하던 경제를 추경이 떠받친 셈이다. 추경 등을 반영한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3.7%로 예상했다.

허진욱 KDI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끈 수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면서 향후 경기 회복의 동력이 민간소비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완만한 경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앞으로 위험 요인도 적지 않다. 원자재의 수급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장기화되거나 중국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수출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4.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후 내년 공급측 요인이 점차 축소되며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까지 5개월 동안 3%대를 유지하다가 3월 4%대를 넘어서고 지난달 4.8%까지 뛰었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 대응이 요구된다.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려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KDI는 제언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따라가기보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허 연구위원은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을 포함한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가 국내 물가와 경기에 궁극적으로 미칠 영향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 십조원 재정이 풀리면서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지만 물가 상승률에는 0.16%포인트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했다. 물가 상승률보다 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KDI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확장적으로 운영한 재정정책 기조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허 연구원은 “당분간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지출의 필요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최근 물가 상승세와 재정 상황을 고려해 재정부담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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