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더 오른다…가산금리 올리고, 우대금리 없애고

갱신 예정 마통 금리 1%포인트 인상 속출
연말 기준금리 인상 반영해 추가 인상 전망
  • 등록 2021-09-02 오전 5:00:00

    수정 2021-09-02 오전 5:00:00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직장인 장모(41)씨는 최근 마이너스통장 금리 인상 통보를 받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8월만해도 3%대 초반이던 금리를 이달부터 4%대 초반으로 조정한다는 통보였다. 장 씨의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금융채 1년 물과 가산금리로 조정되는데, 최근 은행이 가산금리를 1%대에서 2% 초반까지 올리고, 월급통장 우대조건도 없앤 것이다. 장씨는 해당 은행에 금리 인상에 대해 따져 물었지만, ‘시장금리가 올랐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들었다. 장 씨는 “1년 사이 연봉도 올랐고, 대출 관련 연체도 없어 신용점수도 높아졌는데, 이자는 훨씬 많이 내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신용대출 금리가 1%포인트(p) 이상 올라 분통을 터트리는 차주(대출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 지표인 시장금리(채권 등)가 올랐고,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이유로 앞다퉈 가산금리 및 우대금리를 조정한 영향이다. 특히 연말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조정까지 예고되면서 연말 대출금리는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뿐 아니라 외국계은행들도 마찬가지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직장인신용대출을 비롯한 6개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05%포인트 인상했다. 신용대출을 산정하는 지표금리가 변동해 조정한 것이다. 씨티은행은 신용대출 상품의 기준금리를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 최종호가수익률 △금융채1(은행채) AAA등급 △채권시가가평가기준수익률 증가의 평균값 등에 따라 산정한다. 씨티은행은 지표금리가 조정될 때 맞춰 보통 한 달에 2~3번꼴로 공시를 하고 있는데, 지난 7월부터 8월 새 총 4번의 공시 중 1번(7월 14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상 관련 공시였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가산금리 및 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신용대출 금리를 조정해왔다. NH농협은행은 지난 7월 개인신용 우량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도 7월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0.5%포인트 축소했다. 직장인대출의 경우 급여이체, 신용카드 사용 시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줬지만 이를 통합 0.1% 포인트로 조정했고, 사회초년생을 위한 상품인 신세대플러스론 상품의 경우는 급여이체 우대항목을 아예 없앴다.

앞으로 은행들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 이슈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한도 규제 등에 따른 것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신용대출 금리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나 CD 금리가 조정된다. 여기에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조정할 가능성도 높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정해진 한도내에서 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높이고 한도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은행들의 입장이다. 가산금리는 보통 각 은행이 결정하며, 리스크비용, 유동성, 목표수익률을 비롯해 인건비 등 다양한 제반비용이 들어간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은 가산금리에 대출리스크 등 이런걸 반영하는데,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가계부채 등이 많다고 얘기하니 이같은 리스크를 산정했을 것”이라며 “특히 은행은 규제라는 틀 안에서 수익을 내야하니까 예대마진을 늘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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