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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은 한국이 대북 문제를 인내, 대화, 평화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게재한 ‘한미 동맹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A New Look at the Korea-US Alliance)’ 보고서를 통해 “‘돌아온 미국(returned America)’이 달라져야 하는 핵심 중 하나는 한·미 동맹은 쌍방이 함께 존중하는 가치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미, 북핵 미묘한 시각차 있다”
양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CSIS에서 객원 선임연구원으로 3개월가량 활동한 뒤 최근 귀국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나는 오는 9월 이후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으나, 이번 보선 참패 후 예상보다 일찍 한국으로 들어왔다. 양 전 원장의 귀국이 차기 대선 판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큰 인사다.
양 전 원장은 이어 “이제 두 나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많은 과제들과 마주하고 있다”며 “그 출발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자부심에 걸맞게 한국을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트럼프 행정부 때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동맹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는 걸 보면서 불쾌함을 느꼈다”며 “미국이 달라져야 하는 건 쌍방이 동맹으로서 함께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동맥 복원 기조를 암시한듯 ‘돌아온 미국’이라고 표현했다.
“안보는 한미동맹, 경제는 다자협력”
그는 이어 “한국전쟁을 겪은 한국인이 전쟁 억제에 대해서만큼은 당사자로서 더 절박한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핵 포기가 최우선이지만, 한국은 전쟁·도발 억제와 긴장 완화가 최우선”이라고 했다. 양 전 원장은 “미국은 한국이 설득과 압박을 병행한 인내, 대화, 평화의 방법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며 “단계적으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은 아울러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한국에 누구 편이냐를 따지는 건 단편적인 접근”이라며 “한국 입장에서 안보는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고 경제는 다자 협력으로 가는 더블 트랙을 미국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갈등을 두고서는 “일본이 잘못된 과거를 단절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이르렀다는 걸 눈여겨 봐야 한다”며 “이는 미국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고, 개입한다고 해도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