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몬디 "자서전 보다 '성장 에세이'로 봐주세요"

한국 정착기 담은 ''널 보러왔어'' 출간
책 수익금 ''안나의 집''에 기부
"한국은 좋은 나라…이탈리아서도 관심 높아져"
  • 등록 2019-05-28 오전 12:28:28

    수정 2019-05-28 오전 12:28:28

알베르토 몬디는 “인생의 길은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라며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사진=씨즈온).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자서전이라기보다 ‘성장 에세이’로 봐주면 좋겠다. 청소년이나 일반 성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나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JTBC ‘비정상회담’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외국인 알베르토 몬디(35). 중국 유학생활 중 만난 지금의 한국인 아내를 따라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그는 반듯한 ‘사랑꾼’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있다.

그의 생활을 이끄는 동력은 ‘긍정적인 마인드’다.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던 고향 이탈리아를 떠나 중국과 한국행을 선택할 때도 긍정의 마음으로 모험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널 보러 왔어’(틈새책방)를 출간했다. 책은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이탈리아 시골마을 미라노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유학을 가고 동아시아의 끝 한국까지 온 여정과 정착기를 담았다. 이탈리아의 사회와 문화를 소개하는 ‘이탈리아의 사생활’(2017·틈새책방)에 이은 두번째 책이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알베르토는 “돈을 벌기 위해 책을 쓰고자 했던게 아니다”라며 “젊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면 한번 내보자 싶었고, 인세는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책의 수익금은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가 설립한 봉사단체 ‘안나의 집’에 기부돼 어려운 이웃과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사랑꾼’보다 ‘모험가’

한국에서의 정착기를 쓰려고 결심한 건 전작 ‘이탈리아의 사생활’의 영향이 크다. 방송 활동이 늘어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써달라는 주변의 요청이 많았다고 한다.

“사실 자서전을 쓸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내가 엄청나게 유명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웃음). 한국 사람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의미가 없어서 내 인생 이야기를 섞어 쓰다보니 자서전 성격을 띄게 됐다. 방송은 제한된 시간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데 책을 통해 나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들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거다.”

평소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도전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알베르토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힘들 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다”며 “항상 좋은 점들만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잔이 꽉 차있나 비어있나’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반 정도 물이 차 있는 잔을 볼 때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반이 비어있다’고 생각할거고, 긍정적인 사람은 ‘반이나 차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상황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솔직히 힘들때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도 많다.”

한국에서 생활한지 어느덧 12년 차다. 한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 방송인으로 살며 ‘반 한국인’이 다됐다. 알베르토 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안전한 ‘치안’에 다들 놀란다고 한다.

“한국에서 즐겁게 잘 살고 있으니 나에게 한국은 좋은 나라다. 하하. 한국은 교육열이 높은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사교육이나 경쟁사회가 아이들에게 압박감을 준다는 점에서 안 좋은 것도 있지만, 그만큼 국민 수준이 높다고 느낀다. 이탈리아에서는 핸드폰을 카페에 두고 화장실을 가면 없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가도 안 없어진다. 훔치는 게 나쁘단 걸 누구나 다 알고 있고 그걸 잘 지킨다는게 놀라운 일이다. 한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건 결국 한국 사람들 덕분이다.”

△“행복보다 소중한 건 없다”

최근 이탈리아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인 ‘빅 브라더’(영문명)에서 얼마전 한국을 소개하는 10분 가량의 다큐멘터리가 소개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BTS와 한현민 등이 나왔는데, 알베르토는 가장 처음에 등장한다.

“친구들이 그 방송을 보고 진짜 유명인됐다며 카톡으로 연락을 해왔다.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국에서 인터뷰 요청도 들어왔다. ‘빅 브라더’는 이탈리에서 매우 유명한데 한국으로 치자면 (지금은 종영됐지만) ‘무한도전’ 말미에 이탈리아 소개 영상이 나온 것과 같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는 주로 한국 영화가 많이 알려져서 김기덕, 박찬욱 감독 정도만 사람들이 알았었는데 요새는 BTS 등 K팝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무엇보다 인생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단다. 사람마다 자기 능력대로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소신도 전했다.

“어차피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행복을 한 두번 경험해보면 사실 행복하기 위해 큰 것이 필요한 게 아니다. 신기하게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일이 잘 풀린다. 두려워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잘 안된다. 어쨌거나 인생도 ‘여행’이다. 책을 보면서 자신은 어떤 식으로 인생 여행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알베르토 몬디(사진=씨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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