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P연합 |
|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결국 미국도 손을 들었다. 불과 넉 달여 만에 두 차례의 ‘승객 전원 사망’이라는 치명적 사고를 낸 세계 1위 항공기 제조회사인 미국 보잉사(社)의 ‘B737 맥스 8’의 안전성에 의문이 증폭되면서 세계 각국이 이 기종에 대한 운항 중단을 잇달아 선언하자, 끝까지 버티던 미국도 이에 동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추락사고 사흘 만인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민과 모든 사람의 안전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며 보잉사의 737맥스8과 737맥스9에 대해 즉각적인 운항 중단을 지시했다. 그는 이번 긴급명령이 현재 진행 중인 기체결함 여부 조사에서 드러난 새 정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새 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삼갔다. 다만, B737 맥스가 규모에 따라 7·8· 9·10 등 4가지로 구분하는 만큼, 이번 두 사고를 낸 기종인 ‘B737 맥스 8’과 함께 맥스 9에서도 일부 결함이 확인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잉은 해당 기종 전반에 대해 조종제어 소프트웨어를 대폭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기 1대당 1시간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내달 말까지 개량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사고를 당한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한국, 중국, 싱가포르 호주, 인도네시아, 몽골,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 이어 영국과 독일, 프랑스, 폴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아일랜드, 오만, 터키, 말레이시아 등 40여개국이 737맥스 기종 운항을 중단하거나 자국 내 비행을 금지했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에티오피아항공의 추락 사고 이후 미국 보잉사의 ‘B737 맥스8’ 기종을 운항하는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 두 곳뿐”이라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이날 캐나다 정부까지 자국 3개 항공사가 보유한 41대의 보잉 737 맥스 8 기종에 대한 자국 상공 운항 금지 명령을 내리자, 미국도 더는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긴급명령에 앞서 보잉사의 데니스 뮐렌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대니얼 엘웰 미 연방항공청(FAA) 청장 대행 등과 전화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 모두 이번 조치에 동의했다”며 “현재 비행 중인 맥스8 및 맥스9는 목적지에 착륙한 이후부터 향후 다른 통보가 있을 때까지 운항이 금지된다”고 했다.
그동안 아직 미국과 보잉 측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미 항공당국인 연방항공청(FAA)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airworthy) 기종”이라고 주장했었다. 보잉사의 데니스 뮐렌버그 최고경영자(CEO)는 “B737 MAX의 안전성과 이를 설계하고 생산한 사람들을 신뢰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