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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완성차업체 아우디에 삼성전자가 공급한 차량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 성과다. 삼성전자가 아우디를 고객사로 유치한 것도 하만이 오랜 기간 쌓아온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엑시노스 오토는 자동차 내·외부에 장착한 카메라 및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제어·처리할 수 있어 향후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된다. 2021년 이후 본격화할 자율주행시장 선점에서도 양사의 협업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 삼성이 강점을 가진 무선 통신 기술 및 보안 시스템 등도 하만의 전장 시스템과 결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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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년 전 하만 인수 당시 양사는 전장 사업에서 △5G △OLED △AI △UX(사용자 경험) 기술 등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하만의 전장 사업 경험과 삼성전자의 IT·모바일 기술, 부품 사업 역량 등을 결합하면 향후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할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삼성전자가 예상한 이런 양사의 시너지 효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메모리 값 하락과 수요 감소로 실적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치중 현상을 극복하고 미래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전장 부품 사업은 향후 10년을 책임질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1년을 5G 기반 자율주행차가 첫 상용화될 시점으로 보고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AI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로 발전시킨 자동차용 AP ‘엑시노스 오토’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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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전장 업체로서 하만이 쌓아온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크도 삼성전자에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첫 성과가 지난달 아우디에 2021년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의 공급이다. 차량용 AP 엑시노스 오토를 공개한 지 불과 석 달 만이다.
이 제품은 엑시노스 오토 V9은 최대 2.1GHz(기가헤르츠) 속도로 동작하는 옥타코어(Octa Core)가 디스플레이 장치 6개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또 카메라는 최대 12대까지 지원하며 3개의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디지털 계기판과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화면인 CID(중앙 정보 디스플레이), 운전석에서 정면으로 볼 수 있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AI 연산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도 탑재해 운전자의 음성과 얼굴, 동작인식 등 다양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운전 상황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갖췄다.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까지 염두에 둔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의 집약체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10월 아우디의 첫 순수 전기차인 ‘e-트론(SUV)’에 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했고 차량용 투명 OLED HUD와 롤러블(두루마리) CID 등도 제품화를 마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당시 목표로 했던 전장 분야 ‘티어원(Tier1·1차 부품 공급사)’이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강점인 부품 기술을 자동차로 확대 적용해 10년 뒤 만개할 자율주행 시장 선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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