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선거]①단일팀보다 우리팀 먼저…갈라선 '문빠'

'평화올림픽'에 발목 잡힌 文정부
기존 선수 기회 박탈에 2030 등돌려
리얼미터 文지지율 첫 50%대 기록
개막 직전 북한 열병식 소식도 악재
"올림픽 끝나도 지지율 회복 힘들 것"
  • 등록 2018-01-29 오전 5:00:00

    수정 2018-01-29 오전 5:00:00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오른쪽 뒤)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으로 함께 뛸 북한 선수단(왼쪽)이 25일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앞에서 처음으로 만나 환영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처음으로 50%대 지지율 기록”(리얼미터) “취임 후 최저 지지율”(한국갤럽)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대통령 지지율이 평창올림픽 개막을 2주 앞둔 1월 넷째주, 폭락했다. ‘평창올림픽’이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북한 참가’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여론이 정부·여당에 유리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지만 그 결과는 거꾸로 나왔다. 개헌과 지방선거 등 정치 현안을 풀어가야 하는 정부·여당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결과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부·여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높은 지지율이 필수기 때문이다.

문제는 생각보다 ‘사소한’ 지점에 발생했다. 남북 선수단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동시 입장할 때 태극기 대신 한반기도를 들고, 애국가 대신 아리랑을 연주하기로 한 것이 보수층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 게다가 북한과의 올림픽 협상에서 ‘너무 많은 걸 양보했다’는 평이 나오고 북한이 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2월 8일 대규모 열병식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50대 이상 보수층은 마음 문을 걸어 잠궜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문제는 ‘공정성’ 시비로 번지면서 가상화폐 논란으로 차가워진 20~30대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야권은 정부·여당의 실책을 적극 활용해 지리멸렬한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부르며 “정부가 북한에 질질 끌려다닌다”고 연일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안보 대북이슈을 6월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 보수층 결집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정부·여당은 마음을 놓은 순 없지만 아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면 올림픽 성공 개최를 국민이 염원하면서 지지율이 반등할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참가는 올림픽 흥행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여기에 우리 선수들의 선전까지 더해진다면 명분과 실리 모두 얻는 성공적인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지방선거를 완승으로 이끌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반면 여당의 올림픽 효과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배종찬 리처치앤치러시치 본부장은 “이번에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한 것은 경제적 실망감과 안보 이슈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하며 “올림픽이 성공하더라도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향후 대통령 지지율은 55~65%에서 등락하는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이례적으로 높았던 대통령 지지율이 조정기를 거친 것”이라며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해 예술단이 공연한다고 해서 이전처럼 지지율을 크게 반등시키는 요인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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