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잇단 수주낭보에도 부활까지 '산 넘어 산'

  • 등록 2017-06-11 오전 6:00:00

    수정 2017-06-11 오전 6:00:00

현대중공업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데일리DB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연이은 수주 낭보를 알리고 있지만, 전 세계 경기의 더딘 회복으로 여전히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다. 각 사가 올해 수주한 선종이 유조선에 집중된 가운데 경기회복의 지표로 꼽히는 컨테이너선은 단 한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한 상황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 빅3의 올해 누적 수주량은 지난달 말까지 총 93억7000만달러(약 10조5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수주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유조선에 집중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까지 총 13척(48억달러)을 수주했으며, 이중 VLCC가 8척에 이른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미포, 삼호 포함)은 총 62척(38억달러) 수주 가운데 탱커(VLCC 14척)가 50척, 대우조선해양은 7척(7억7000만달러) 중 VLCC가 5척에 달했다.

자료: 각사
지난해보다 수주량 회복은 긍정적 흐름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유조선에 치우친 수주내용에 불안감은 상존한다. 그동안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으로 꼽혔던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급감한 상황에서 수주량 역시 전무했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올해 누적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000~2000TEU급 11척에 그쳤다. 지난해 88척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도 국내 조선업체들은 단 한건의 수주도 기록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초대형선 발주가 확대되며 공급과잉이 심화된 데다 해운업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함께 가라앉으며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급격히 줄었다”며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다시 늘기 전까지는 조선업황도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최근 유조선 등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이를 통해 생산된 제품들의 거래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컨테이너선 발주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의 수주 대부분을 차지했던 VLCC의 선박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수익 개선의 걸림돌이다. VLCC 가격(32만DWT급 기준)은 지난 3월 이후 8000만달러를 유지해오다가 지난달 19일 기준 8050만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VLCC가 수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8000만달러 이상의 선가를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선가는 이를 가까스로 넘어선 수준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보다 시장이 활성화 됐는데도 불구하고 선가는 지난해부터 계속 하락해 역대 최저”라며 “선가가 낮아 발주 수요를 촉발하였지만 수주 경쟁이 심해 선가가 상승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낮은 선가에서 수주를 받는 상황에서 국내 대형 3사가 견조한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이슈”라고 봤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일감절벽도 조선 빅3를 괴롭힐 전망이다. 지난해 극심한 수주절벽으로 올해 수주잔량이 급감한 상황으로 내년 실적악화는 예상된 수순이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2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추가 구조조정을, 현대중공업의 경우 추가적인 인력감축은 없지만 임금협상을 통해 임금 20% 감축을 추진 중이다. 대우조선은 정년퇴직 등 자연감산을 통해 현재 1만400명의 인력을 내년 9000명 수준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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