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불과 5년 전인 지난 2011년 10월 7일 아침,
삼성전자(005930)의 그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접한 서울 여의도 증권가는 놀라움으로 들썩였다.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사상 처음 세계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도 추정치를 훨씬 뛰어넘는 4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왕좌를 넘겨받기 불과 이틀전인 10월 5일은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던 애플의 CEO(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날이었다. 삼성은 이후 애플을 뛰어넘는 혁신을 거듭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전자분야 세계 1위 이끈 혁신의 DNA세계 전자업계에서 우리 기업들은 스마트폰과 반도체, 생활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선도업체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성공의 밑거름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의 과감한 도전과 혁신이었다.
삼성전자는 10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TV 분야에서 더욱 위상을 굳건히 하기 위해 ‘퀀텀닷’(양자점)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차세대 생활가전업체 전략의 핵심인 ‘B2B’(기업 간 거래)와 ‘빌트인’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달 미국 럭셔리 가전 업체 데이코(Dacor)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인수를 통해 고급 생활가전 라인업과 전문 유통망을 확보하며 북미 시장에서 가전 사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000660)가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도 쉼없는 기술 개발과 혁신이 경쟁에서 살아남은 원동력이 됐다. 삼성은 2013년 세계 최초로 24단 구조의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해 3차원 메모리 반도체 시대를 열었고 64단까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10나노급 D램 개발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LG(003550)는 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LG전자(066570)는 독보적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북미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9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LG디스플레이(034220)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앞세워 세계 1위 패널 업체로 발돋움했다.
‘4차 산업혁명’ 맞아 세계 1위 수성 위한 노력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업의 혁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새로운 혁신 방안을 모색하며 세계 1위 지키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얼마전 미국 실리콘 밸리의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VIV Labs Inc.) 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삼성은 비브 인수를 통해 정보통신(IT) 기기와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한 AI기반의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비브 인수를 이끈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삼성의 스마트폰과 냉장고, 세탁기 등 여러 제품을 IoT와 접목해 통합된 AI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6’에서 미국 아마존의 IoT 서비스를 ‘스마트씽큐 센서’와 ‘스마트씽큐 허브’에 결합해 선보인바 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스마트홈과 생활로봇, 핵심부품 등에 적극 투자해 생활가전의 사업역량을 키워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LG전자가 미국 아마존 IoT 서비스와 결합해 ‘IFA 2016’에서 선보인 ‘스마트씽큐 센서’와 ‘스마트씽큐 허브’.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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