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딱하고 한심한 해경 고속단정 침몰 사태

  • 등록 2016-10-10 오전 6:00:00

    수정 2016-10-10 오전 6:00:00

서해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이 또 일을 저질렀다. 사흘 전 옹진군 소청도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이 단속에 나선 우리 해경 고속단정을 고의로 들이받아 침몰시키고 달아났다. 다행히 해경대원 9명은 합동단속 중이던 다른 고속단정에 의해 모두 구출돼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자칫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중국 어선이 단속을 피하려고 고속단정을 침몰시킨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중국 선원들의 저항은 흉포화한지 오래다. 단속 해경이 배에 오르지 못하도록 쇠뭉치를 던지고 쇠막대와 죽창, 손도끼 등을 휘두르며 위협하는 건 예사다. 포악함이 해적 저리가라다. 더욱이 30~50척이 몰려다니며 조직적으로 저항한다. 이번 침몰 사고도 단속반이 한 중국 어선에 올라탄 사이 다른 배가 단정을 들이받아 일어났다.

해경은 어제 주한 중국대사관 부총영사를 불러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근본 대책을 마련하려는 고민이 보이지 않는 의례적 대처다. 더욱이 애초 총영사에게 항의하려 했으나 오기 어렵다고 해 부총영사를 불렀다고 한다. 이처럼 물러터진 대응으로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과 폭력 저항을 어떻게 뿌리 뽑을 수 있겠는가. 중국에 너무 저자세인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중국 선원들의 극악한 폭력 행위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해경 1명이 중국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것이 벌써 5년 전인 2011년의 일이다. 그 이듬해에는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 4명이 역시 단속을 하다 크게 다쳤다. 2014년에는 나포된 어선을 빼앗기 위해 중국 선원 80여명이 몰려와 우리 해경들을 집단 구타한 일도 있었다.

정부는 그때마다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던 셈이다. 우리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서도, 어민 및 수자원 보호와 해경 안전을 위해서도 무력조치를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식의 느슨한 대응이 아닌 행동으로 압박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의 강경 대처 사례를 따를 필요가 있다. 우리라고 무력 응징을 주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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