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술이야기]킹스맨의 '마티니'

  • 등록 2015-06-14 오전 9:02:32

    수정 2015-06-14 오후 4:46:05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영화 속 등장하는 술은 모두 사연이 있다.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주인공의 심경을 표현하거나 주변 상황을 대신해 말할 때도 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킹스맨에는 ‘마티니’가 등장한다. 신임 스파이 에그시는 적의 본거지에 들어가 바텐더를 향해 칵테일 ‘마티니’를 주문한다.

“보드카 말고 진으로, 베르무트 병은 열지 않고 그냥 바라보며, 10초만 저어서.” 수트를 빼입고 남자의 술인 마티니를 마시는 에그시의 모습은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에그시가 주문한 마티니는 진정한 스파이로 거듭난 그의 모습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젠틀맨이 되려면 마티니 만드는 방법쯤은 알아야 한다는 선배 스파이 해리 하트의 충고대로, 에그시는 마티니를 만드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마티니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삼각형 잔에 올리브 몇 알이 들어 있는 마티니는 ‘칵테일의 왕’이라고 불린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니퍼 베리’로 향기를 내는 투명한 술 ‘진’에 포도주에 브랜디를 더한 리큐르 ‘베르무트’를 섞으면 끝이다. 재료가 단순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진과 베르무트를 섞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의 마티니가 탄생한다.

마티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휘젓기(stir)’다. 진과 베르무트를 휘저어 만들어내는 비율이 마티니의 맛과 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베르무트는 마티니의 향긋한 풍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킹스맨 에그시는 10초간 마티니를 휘저으라고 하면서도 베르무트 병은 열지말고 바라보라고 한다. 즉 베르무트는 넣지 말라는 뜻이다. 일반적인 마티니는 진과 베르무트의 비율을 5대1 정도로 섞는데, 에그시는 베르무트를 넣지 않고 진만을 마셨다. 진정한 스파이, 진짜 젠틀맨이 된 에그시만의 마티니가 탄생한 것.

에그시의 마티니는 윈스턴 처칠이 즐겨 마셨다는 마티니와도 비슷하다. 처칠 역시 마티니를 마실 때 바텐더에게 베르무트를 넣지 말고 “베르무트, 베르무트”라고 말하게 했다고 한다. 베르무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 향을 더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킹스맨의 에그시가 마신 ‘바라보는 마티니’는 ‘킹스 마티니’라고 불리며 최근 영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마티니는 ‘007 제임스 본드’ 덕분에 스파이의 술로 이름을 날렸는데, 에그시의 등장에 ‘마티니 대명사’ 자리를 에그시에게 물려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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