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FIFA 부패혐의 14명 기소키로..블래터 '위기'

  • 등록 2015-05-28 오전 5:54:53

    수정 2015-05-28 오전 5:54:53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미국 정부가 수십년 간 이어져 온 국제축구연맹(FIFA)의 조직적인 부패 관행을 폭로하고 강도높은 수사 의지를 밝혔다. 미 법무부는 FIFA 고위 임원을 포함한 총 14명의 부패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을 기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현지시간) 치러질 차기 회장 선거에서 5선을 노리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소환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美법무부 “FIFA 임원들, 조직 이용해 재산 부풀려..이제 시작”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은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FIFA 고위 관계자들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2011년 FIFA 회장 선거를 비롯, 여러가지 스포츠 마케팅 계약에서 부정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린치 장관은 “FIFA 고위 관계자들이 조직 내 사업부를 자신들의 재산을 부풀리는 데 활용했다”면서 “한 고위 관계자는 1000만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개인은 물론 FIFA 조직 자체도 텔레비전 방송 중계권과 월드컵 개최지 선정, 회장 선거 등과 관련한 뇌물 수수와 연계돼있다”고 언급했다.

켈리 T.큐리 뉴욕 동부지법 검사는 “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면서 “여러 국가에서 부패에 연루된 개인과 조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돈 세탁에 연루된 금융기관들이 해당 자금의 부정행위 연관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는 미 연방수사국(FBI) 등 관계당국의 공조가 이뤄지고 있으며 제임스 B. 코미 FBI 국장은 “잘못된 관행을 바꾸기 위해 매우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스위스 수사당국은 취리히 시내 한 호텔을 급습, FIFA 고위임원 7명을 체포했으며 이후 미 법무부는 공갈과 온라인 금융사기, 돈세탁 공모 등과 관련된 14명의 명단을 공표했다. 여기에는 FIFA 고위 관계자들 뿐 아니라 미국과 남미의 스포츠 마케팅 기업 임원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주요 축구경기와 관련된 미디어 계약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뇌물과 리베이트 1억5000만달러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FIFA에서는 제프리 웹 부회장과 에두아르도 리 집행위원,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부회장, 잭 워너 전 부회장, 훌리오 로차 발전위원, 코스타스 타카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회장 보좌관, 라파엘 에스퀴벨 남미축구연맹(CONMEBOL) 집행위원, 호세 마리아 마린 조직위원, 니콜라스 레오즈 집행위원 등이 포함됐다.

블래터 소환되나..美관계자 “조사 초점에 따라 달라질 것”

FIFA의 차기 회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관심의 초점은 블래터 회장의 소환 여부다.

법무부가 이번 수사가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기소 방침을 밝힌 만큼 기소 대상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지만 법무부는 제프 블래터 현 회장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블래터 회장의 운명은 조사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래터 회장은 성명을 통해 “축구계와 축구팬들, FIFA 모두에 힘든 시기”라면서 “우리는 이에 따른 실망감을 이해하고 있으며 오늘 이 사건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줄 것임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관계당국에 협조할 것이며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고 신뢰를 회복하며, 축구계가 범법행위들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FIFA 내에서도 활발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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