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담보로 다달이 받는 주택연금 수령액이 내년부터 3% 가량 줄어든다고 한다. 담보로 잡은 집값이 덜 오르면서 주택연금을 지급하는 주택금융공사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연금수령액이 3% 정도 줄어들면 4억원의 주택을 갖고 있는 60세 가입자가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월 수령액이 96만원에서 93만원으로 3만원 적어지게 된다. 따라서 공사측은 주택연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면 연내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사실 한국인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 그것도 주택에 묶여 있는 점에서 노후 생활 대비용으로 주택연금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갖고 있는 집에 그대로 살면서 다달이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 안전망이 마땅치 않은 현실에서 국민연금에만 의존할 경우 10명중 4명이 파산한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주택연금이야말로 노후에 의지할 든든한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2007년 7월 처음 선보인 주택연금은 작년말까지 3000건이 채 안 됐으나 올들어 새로 8000건이상 늘었다. 가입당시 평균 연령은 73세로 아직 높다.
그러나 우리는 주택연금이 과연 연금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적지 않게 든다. 지난 2월 공사측은 집값 상승률을 기존 연 3.5%에서 3.3%로 낮추면서 신규 주택연금 수령액을 최대 7.1%까지 낮췄다. 따라서 1년도 안 돼 내년초부터 또 수령액을 줄이는 셈이다. 계속 주택경기가 침체될 경우 수령액이 추가로 줄어들 것인지 향후 주택연금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우려하게 된다.
공사측이 ‘기존 가입자는 추가로 연금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위안하거나 ‘빨리 가입하면 더 유리하다’며 가입을 독려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집값의 장기적인 하락 전망도 나오는 만큼 공사측은 합리적인 자산 운용으로 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주택가격이 소폭 변동한다고 이에 따라 자주 연금 수령액을 바꿔서는 여기에 의존해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주택연금 가입자격이 현재 부부 2명 모두 만 60세에서 내년부터는 주택소유자만 만 60세 이상이어도 가능하도록 완화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최근 쏟아지는 50대 중반의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이 노후 대책이 막연해 집을 담보로 자영업을 하다 파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들을 주택연금으로 끌어들일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