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눈]당신의 금융상품은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가?

  • 등록 2012-11-06 오전 6:07:10

    수정 2012-11-06 오전 6:07:10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금융상품 중 하나는 바로 주가연계증권(ELS)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의 ELS발행량은 36조1000억원으로 이미 2011년 전체 ELS발행량 34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ELS가 예금, 채권, 주식, 펀드, 랩(Wrap) 등과 더불어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
사실 ELS는 대표적인 변동성 매도(이하 숏감마)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숏감마 전략이란 기초자산이 일정 범위 안에 머물게 될 때 수익이 나는 전략을 말한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을 만한 대표적인 숏감마 전략으로는 ELS, KIKO(Knock-in, Knock-out), 분할매수 분할매도형 ETF랩, 숏스트랭글 또는 숏스트래들과 같은 옵션 포지션들이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인 동시에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지 않는다면 실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전략이다. 이와 반대되는 전략은 변동성 매수(이하 롱감마) 전략이 있다. 대표적으로 당국의 규제로 올해 들어 거래량이 급감한 주식워런트증권(이하 ELW)을 들 수 있다.

필자는 숏감마 전략을 영업하기 좋은 전략이라고 부른다. 안정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보장되는 중위험 중수익의 상품으로 일반적인 경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투자기간의 90% 이상은 숏감마 전략으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 수익이 났던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투자의 필살기법을 언급한 서적 또는 소위 전문가 강의, 일부의 헤지펀드 전략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숏감마 전략(변동성 매도 또는 옵션 매도)의 변형인 경우가 많다. 분할매수 분할매도 형태의 모든 투자전략은 사실 숏감마 전략의 변형(금융공학에서는 이를 델타헤징이라고 부른다)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숏감마 전략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이 상품은 항상 수익을 보장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환율시장에서는 KIKO, 주식시장에서는 ELS가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가져다주며 언론에 자주 언급됐던 경우가 대표적이다. 즉, 숏감마 상품은 예상치 못한 큰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옵션시장에서는 이러한 충격을 소위 “감마(변동성)님이 오셨다”고 표현한다. 2001년 911사태, 2010년 11월 11일 도이치사태, 2011년 8월 유럽 재정위기 및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도 숏감마 전략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긴 사례들이다.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폴 새뮤얼슨은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를 숏감마 상품에 적용하면 숏감마라는 매력적인 전략도 공짜는 아니다. 감수할 위험이 분명 존재하는데 보통 꼬리 위험(Tail risk)라고 부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가입하는 금융상품이 실제로는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변동성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VKOSPI를 기준으로 올해 1~2월 20%를 상회했던 변동성이 최근 들어 17%대까지 하락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급적으로는 올해 들어 비교적 안정적(?)인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ELS와 분할매수 분할매도형 ETF랩 등 숏감마 전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이에 대한 다른 표현으로는 숏감마 전략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숏감마형 상품이 활개를 칠 때 본인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점검해보고 이를 되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장님 제가 해냈어요!"
  • 아찔한 눈맞춤
  • 한강, 첫 공식석상
  • 박주현 '복근 여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