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참여 보금자리개발 지지부진

사업지침,규제심사 통과하지 못해
연내 사업지 선정 어려울 듯
  • 등록 2012-07-11 오전 6:00:00

    수정 2012-07-11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지지부진한 보금자리주택 개발을 위해 지구 조성 때부터 민간과 공공이 공동투자하기로 한 방안이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정부는 애초 지난달 안에 사업 대상지 선정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 사업지 검토에도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하반기 중으로 공모를 거친 뒤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겠다던 애초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10일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민간참여 보금자리주택사업 지침이 아직 총리실 규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지침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지침이 통과된 뒤 민간참여 사업 대상지 선정 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5월 LH 등 공공이 시행하는 보금자리주택사업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 등을 담은 ‘민간참여 보금자리주택사업 시행지침’을 행정 예고한 바 있다.

새로운 지침의 핵심은 보금자리주택 택지조성 시점에 민간사업자가 참여하면 땅을 우선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예전에는 용지를 조성한 뒤 민간에 넘기는 후분양 방식이었던다면 앞으로는 보금자리용 토지를 조성 단계 이전에 선분양하도록 바꾼 것. LH 공사의 재정난으로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곳곳에서 차질을 빚자 민간 자본을 사업 초기 단계부터 끌어들이는 고육직책을 정부가 내놓은 셈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총리실 규제 심사가 이달 내 통과돼 지침이 마련된다 해도 남은 행정 절차를 고려할 때 올해 내 사업 대상지 선정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먼저 행정안전부가 보금자리주택사업을 시행하는 서울시, 경기도 등 각 지자체와 LH 등 공공기관의 채권발행 여부를 심사해야 하는 등 거쳐야 할 단계가 많이 때문. 채권을 발행하지 못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인다 해도 각 지자체 의회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 국토부와 각 지자체 간에는 지구계획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에야 민간참여 예비 사업지가 선정되겠지만, 현재까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 시행자 역시 사업추진에 큰 의욕이 없다. LH 공사 관계자는 “아직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 그린벨트 해제 구역에 민간이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상당해 내부적으로 대상 지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민간참여 대상지로 현재 답보상태에 빠진 3차 보금자리지구인 광명·시흥지구 등이 꼽혔지만, 현재 LH 자체 사업성 용역 등이 진행되지 않아 이들 지구는 당장 포함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토 대상 사업지가 줄어든 데다, 사업지가 선정된다 해도 공모기간 등을 고려하면 올해 내 민간참여형 보금자리를 공급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셈이다.

국토부는 이달 내 민간이 주택개발 사업에만 참여할 수 있는 사업 대상지만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정 절차가 늦어져 민간참여 사업지 선정이 지연됐지만 지침이 마련되면 하반기 내 사업지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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