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5.62포인트(0.14%) 하락한 1만1007.8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17포인트(0.25%) 상승한 2476.01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25포인트(0.02%) 오른 1178.59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출발한 뒤 물가지표가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을 지지해준 영향으로 장 중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에 비해 0.6% 뛰는 데 그쳐 통계가 시작된 1957년 이후 사상최저 상승률을 나타낸 점이 억제된 인플레이션을 확인시켜줬다.
물가지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의 필요성을 확인시켜주며 주식 매수세 유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오후 들어 분위기는 반전됐다. 미국 공화당 의회 지도부 4명이 벤 버냉키 연준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2차 양적완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지수는 상승폭을 축소했다.
은행들이 배당금을 인상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또 한 차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연준이 밝힌 점도 은행주 하락을 통해 주요 지수에 부담을 줬다.
아울러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종료된 후에도 아일랜드의 구제금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중국 국무원이 "필요할 경우 중요한 생필품과 생산원료의 가격을 한시적으로 통제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를 제한했다.
주요 지수가 하루 종일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인 가운데 다우 지수는 이틀째 장 중 1만1000포인트 선을 내주기도 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0개가 하락했다. S&P500 지수의 주요 업종 가운데서는 금융주와 통신주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장 막판 은행주가 일제히 낙폭을 확대하며 주가 반등을 막았다. 배당금 인상을 실시하려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다는 연준의 발표가 은행주 전반에 부담을 줬다.
JP모간체이스는 1.09%, 웰스파고는 1.21% 각각 하락했다. 리전스파이낸셜, 선트러스트, 키코프 등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압류액 가운데 5억달러를 채권자들에게 상환하라는 파산법원 판결을 받은 여파까지 겹치며 2.68% 빠졌다.
반면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소매유통주는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 개장 전 실적을 내놓은 타겟과 BJ홀세일의 순이익 증가 소식이 호재가 됐다.
타겟은 3.40% 올랐고, BJ홀세일은 2.97% 뛰었다. 실적 발표를 앞둔 리미티드브랜즈, 시어스, 스테이플즈, 게임스톱 등도 일제히 올랐다.
태양광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퍼스트솔라, GT솔라, 르네솔라, 트리나솔라 등이 4~15%대 빠졌다. 이날 크레디트스위스(CS)는 태양광 시장에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며 업종 투자의견을 `시장 비중`으로 낮췄다.
◇ 경제지표 부진..연준 양적완화에 힘 실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2 상승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0.3% 상승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이른바 근원 CPI는 변동이 없었다. 이로써 근원 물가는 3개월 연속 제자리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0.1% 상승을 점쳤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CPI가 1.2% 올랐다. 근원 CPI는 0.6% 뛰어 통계가 시작된 1957년 이후 사상최저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미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주택착공은 전월대비 12% 감소한 51만9000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 기록한 사상최저치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처럼 물가 상승률이 억제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연준의 2차 양적완화 결정이 적절했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게 됐다.
◇ 연준 양적완화 실효성 의문 지속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 에릭 캔터 하원 원내총무,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 존 킬 상원 원내총무 등 미국 공화당 의회 지도부 4명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2차 양적완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단기적인 미국 경제의 성장과 물가 안정을 의도한 양적완화는 향후 달러의 강도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채 매입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과 인위적인 자산 거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2차 양적완화는 연준이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새롭고 다른 시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