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제 협의차 미국을 방문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성 김 북핵특사 등과의 잇단 면담을 통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위성락 본부장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은) 투트랙 어프로치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나아가기로 했고, 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각자 노력해 가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북한에 달려 있고, 북한의 책임있는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북한으로부터 좋은 행동과 태도들이 있길 바라며, 우리는 (그런) 북한의 행동을 총체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의 책임있는 태도에 대해 "수학공식처럼 '무엇을 하면 무엇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북측으로부터 좋은 행보가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을 수 있고, 나쁜 행동에는 그렇지 않다(보상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본부장은 또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문제와 관련해서는 "천안함 문제에 대한 정부의 기본 입장과 요구 사안들은 다 그대로 있다"면서 "그러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사과문제가) 어떻게 연계되느냐는 것은 총체적으로 판단될 문제"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위 본부장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이틀 전 스타인버그 부장관을 만나어떤 '새로운 제안'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한미 양국의 이번 협의는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자회담 관련 언급과 중국의 관련국 설득 작업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신뢰할만한 비핵화 약속 이행과 천안함 사건 사과 등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기존 대북 강경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