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창동 주점 업주 진술조서.."목덜미를 주먹으로…"

  • 등록 2007-05-11 오전 6:58:42

    수정 2007-05-11 오전 6:58:42

[조선일보 제공] “김 회장이 카운터에 기댄 채 가죽장갑을 한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룸으로 안내하는 복도에서 제 왼쪽 목덜미를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3월 8일 서울 북창동 S유흥주점에서 김 회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업주 조모(41)씨가 경찰에서 작성한 진술조서 내용의 일부다. 본지가 10일 입수한 이 진술조서에는 조씨와 종업원 윤모(34)씨가 당시 S유흥주점에서 김 회장 일행으로부터 폭행당했던 상황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S유흥주점에 갔을뿐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김 회장 “너가 우리 애들 저렇게 만들었냐”

조씨는 진술조서에서 “3월 8일 22시47분쯤 북창동 A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저희 가게 옆 R술집 종업원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 ‘고위급 누가 온 것 같은데 경호원들이 쫙 깔리고 난리가 났다’고 하여 씻지도 않은 상태에서 양복으로 갈아입은 후 가게로 뛰어 갔다”고 밝혔다.
 
조씨는 이어 “가게로 들어가보니 김승연 회장이 카운터에 기대 서 있기에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라고 말하니까, 김 회장이 가죽장갑을 한손에 들고서 ‘너가 너희 애들 시켜서 우리 애들 저렇게 만들었느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이 말한 ‘우리 애들’은 김 회장 차남 동원(22)씨와 잠적한 동원씨의 친구 이모(22)씨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조씨는 “‘차나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 하시죠’라며 김 회장을 101호로 안내하려는데 갑자기 103호 복도 앞에서 김 회장이 제 왼쪽 뺨을 주먹으로 1회 때리는 것이었다. 저는 주눅이 들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김 회장이 다시 제 오른뺨을 주먹으로 1회 때리고 다시 왼쪽 목덜미를 주먹으로 1회 때렸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이 권총을 꺼내 위협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이 진술조서에는 총기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레드옥스 점퍼의 남자도 등장

조씨는 한화측 요청으로 사건당일 S유흥주점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진 협력업체 김모(49) 사장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다. 그는 “김 회장에게 폭행당하고 있는데 한화그룹 협력업체 사장 1명과 레드옥스(의류 브랜드) 풍의 점퍼를 입은 남자 1명이 뒤늦게 나타났다”고 했다.
 
조사 당시 경찰이 김 사장의 사진을 보여주자, 조씨는 “협력업체 사장이 맞다”고 진술했다. 이에 “어떻게 협력업체 사장임을 알 수 있느냐”고 경찰이 묻자, 조씨는 “99.9%가 아니라 100% 맞습니다. 당시 협력업체 사장이 103호실에서 자신의 이름이 김XX라고 하였고 고향이 군산이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조씨는 “검정계통 레드옥스풍의 점퍼를 입은 남자는 키가 약 175~176㎝ 가량에 건장한 체격이었으며, 검정바지에 흰색계통 운동화를 신고 안경은 착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레드옥스 점퍼를 입은 남자가 김 사장이 동원한 인물이거나 김 회장 측이 직접 부른 폭력배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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