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3월 8일 서울 북창동 S유흥주점에서 김 회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업주 조모(41)씨가 경찰에서 작성한 진술조서 내용의 일부다. 본지가 10일 입수한 이 진술조서에는 조씨와 종업원 윤모(34)씨가 당시 S유흥주점에서 김 회장 일행으로부터 폭행당했던 상황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S유흥주점에 갔을뿐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김 회장 “너가 우리 애들 저렇게 만들었냐”
조씨는 이어 “가게로 들어가보니 김승연 회장이 카운터에 기대 서 있기에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라고 말하니까, 김 회장이 가죽장갑을 한손에 들고서 ‘너가 너희 애들 시켜서 우리 애들 저렇게 만들었느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이 말한 ‘우리 애들’은 김 회장 차남 동원(22)씨와 잠적한 동원씨의 친구 이모(22)씨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조씨는 “‘차나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 하시죠’라며 김 회장을 101호로 안내하려는데 갑자기 103호 복도 앞에서 김 회장이 제 왼쪽 뺨을 주먹으로 1회 때리는 것이었다. 저는 주눅이 들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김 회장이 다시 제 오른뺨을 주먹으로 1회 때리고 다시 왼쪽 목덜미를 주먹으로 1회 때렸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이 권총을 꺼내 위협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이 진술조서에는 총기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레드옥스 점퍼의 남자도 등장
조사 당시 경찰이 김 사장의 사진을 보여주자, 조씨는 “협력업체 사장이 맞다”고 진술했다. 이에 “어떻게 협력업체 사장임을 알 수 있느냐”고 경찰이 묻자, 조씨는 “99.9%가 아니라 100% 맞습니다. 당시 협력업체 사장이 103호실에서 자신의 이름이 김XX라고 하였고 고향이 군산이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조씨는 “검정계통 레드옥스풍의 점퍼를 입은 남자는 키가 약 175~176㎝ 가량에 건장한 체격이었으며, 검정바지에 흰색계통 운동화를 신고 안경은 착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레드옥스 점퍼를 입은 남자가 김 사장이 동원한 인물이거나 김 회장 측이 직접 부른 폭력배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