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9월 징크스는 없다

  • 등록 2006-09-13 오전 6:07:04

    수정 2006-09-13 오전 6:07:04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연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다는 뉴욕 주식시장의 9월 징크스가 사라지는 것일까. 경기 둔화 논란 속에서도 주가는 탄탄한 내성을 보여주고 있다. 급기야 12일에는 다우 지수가 4개월 최고치로 치솟았다.

7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680억달러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시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지만 주식시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주가 급등의 공신은 실적 호조와 유가 하락이다. 물론 골드만삭스, 맥도날드, 베스트바이 등 굵직한 기업들의 실적 호전도 한 몫 했지만 원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 하락이 좀더 비중있게 다가온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 투자자금을 온통 빨아들여 전례없는 호황을 누린 상품 시장의 랠리가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심상찮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품 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하고, 유가의 추세적 하락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스펜서 클락의 마이클 셸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 수일 간 금융시장의 급변을 주목하고 있다"며 "에너지주에서 돈이 빠져나와 경기 민감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SW 바흐의 피터 카디요 수석 애널리스트도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한다면 4분기 주식시장 전망도 밝다"고 평가했다.

실제 레바논 분쟁이나 BP의 알래스카 송유관 부식 문제 등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나는 분위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의 성장 둔화를 이유로 올해와 내년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했다.

팬아고라 자산운용의 에드 피터스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유가가 앞으로도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가가 4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까지 예상했다.

이제 주식시장의 시선은 오는 2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로 향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FOMC가 미국 인플레이션이 심각하지 않다며 금리를 동결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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