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중도좌파 연정(聯政)인 ‘민주주의를 위한 정당 협의회’(Con certacion)의 미첼 바첼렛(Bachelet·53·사진)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바첼렛은 11일의 대선 1차 선거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하더라도, 1차 선거 최다득표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하는 내년 1월 15일 결선 투표에서 승리가 확실시된다.
칠레 야당 세력인 중도우파 연합은 이번 대선에서 단일 후보를 내는 데 실패했다. 중도우파 세력 중에선 지난 7일 현재 국민혁신당(RN)의 세바스티안 피녜라(56) 후보가 22%, 독립연합당(UNI) 호아킨 라빈(52) 후보는 16%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바첼렛은 1973년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쿠데타 성공 이후, 쿠데타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받다가 숨진 공군 장성의 딸이다. 그녀와 어머니 역시 고문을 받는 등 고초를 겪다가 탈출해 5년간 호주에서 살다가 귀국했으며, 피노체트 치하에서 비밀리에 인권 운동을 벌였다. 또 한동안 동독의 동베를린과 라이프치히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사회변혁 운동에 관심을 가져 10대 시절에 이미 사회당에 입당해, 일찍부터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진보적 이념 단체인 ‘청년 사회주의자’ 비밀조직원으로 활동하다가 투옥된 적도 있어 ‘변화를 추구하는 여성 투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바첼렛은 자유무역경제 정책을 기조로 하면서, 빈민들을 위한 사회제도 개선을 추구하는 등 같은 당 소속인 라고스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중도좌파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 자녀를 두고 있으며 두 번의 결혼에 모두 실패해, 현재는 독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