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다우↑ 나스닥↓

  • 등록 2005-08-04 오전 5:42:27

    수정 2005-08-04 오전 6:59:21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3일 미국 주식시장이 혼조를 보이며 마감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3.85포인트(0.13%) 높은 1만697.59, 나스닥 지수는 1.34(0.06%) 하락한 2216.81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0.92포인트(0.07%) 오른 1245.04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지난 2001년 6월12일 이후 4년 최고치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1.03달러(1.7%) 낮은 60.86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3주 최고치를 나타냈다.

당초 다우와 나스닥은 모두 하락 출발했다.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한 타임워너의 2분기 성적표가 나빴던데다 장 초반 7월 공급자관리협회(ISM) 비제조업 지수도 예상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우는 유가 하락과 일부 블루칩들의 강세를 바탕으로 장 막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 4년 최고치를 경신한 부담감과 투자자들의 이익실현 매물로 하락세를 되돌리지 못했다.

두 지수 모두 등락폭은 크지 않았다. 오는 5일 발표되는 7월 고용 보고서와 9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4년 반 만에 30년만기 국채를 재발행하겠다고 밝혀 큰 관심을 모았다. 달러 가치는 유럽 경제지표 호조 등에 밀려 유로에 대해 2개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가, 사상최고 후 큰 폭 반락

이날 다우 지수 반등에는 3주 최고 하락폭을 기록한 국제 유가 동향이 큰 몫을 담당했다.

에너지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2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제유 재고 역시 150만배럴 늘었다고 덧붙였다.

당초 월가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13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기에 20만배럴 증가 소식은 원유시장을 크게 뒤흔들었다. 휘발유 재고가 당초 예상 80만배럴보다 훨씬 많은 400만배럴 감소했다는 사실은 별다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예상 밖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오전 장 한때 62.5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던 유가는 큰 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정유회사들의 정제능력 우려, 허리케인, 중동 정세 불안 등의 우려가 여전하지만 미국 내 수급 동향은 아직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미국 최대 정유회사 엑손모빌(XOM) 주가는 1.35% 떨어졌다.

반면 미국 2위 정유회사 셰브론 텍사코(CVC)는 1.33% 상승했다. 중국해양석유(CNOOC)가 미국의 강력한 반발로 미국 9위 정유업체 유노칼(UCL) 인수를 포기한다고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유노칼 주가도 0.57% 올랐다.

◆MS-리복 강세..타임워너 약세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FT) 주가는 대규모 배당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에 1.7% 오른 27.25달러를 기록했다. MS 주가는 올해 신고점을 경신했다.

M&A주도 큰 폭 상승했다. 세계 2위 스포츠 의류업체인 독일 아디다스가 인수키로 한 리복(RBK) 주가는 무려 30.01% 치솟았다. 아디다스는 2일 미국 경쟁회사 리복을 31억유로(44억달러)에 인수해 `스포츠 지존` 나이키(NKE)를 위협하고 있다. 이날 바다 건너 유럽 주식시장에서 아이다스 주가도 7.40% 상승하는 등 아디다스와 리복이 대서양 양쪽에서 눈부신 선전을 기록했다.

덩달아 나이키 주가도 1.27% 올랐다.

CVC 캐피탈 파트너스를 포함한 사모펀드 그룹으로부터 인수 시도를 받고 있는 세계 5위 자동차 업체 다임러 크라이슬러(DCX)는 0.24% 올랐다.

세계 최대 미디어기업인 타임워너(TWX)는 주가가 0.86% 떨어졌다. 타임워너는 3일 2분기에 주당 7센트(총 3억21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상 밖 실적 부진은 AOL의 회계부정 소송 합의금 24억달러 등을 포함해 2분기에 30억달러의 특별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소송 비용을 제외해도 실적이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소송 비용을 제외한 2분기 주당 순이익은 18센트로 월가 예상치 19센트를 하회했다. 2분기 매출도 1% 줄어든 10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하향한 내셔널 세미컨덕터(NSM) 주가도 3.15% 급락했다. 모건스탠리는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경제지표는 비교적 부정적

이날 경제지표는 대부분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재취업 알선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는 지난달 미국 기업들의 해고 발표가 전달보다 7% 감소한 10만29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통계가 계절조정을 하지 않은 수치라는 점이 문제다. 계절성을 감안할 수 있는 전년동기비 지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올들어 7월까지 감원발표는 총 64만12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많은 수준이다. 이 속도 대로라면 올해 발표되는 해고 인원수는 5년째 1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7월중 비제조업 지수가 60.5로 전달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61.4도 밑돌았다. 다만 지수는 28개월 연속으로 호황 기준선(50)을 웃돌고 있다.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물가압력은 상당폭 커졌다. 지불가격 지수는 전달보다 10.5포인트 급등, 올들어 가장 높은 70.3을 기록했다. 원재료 및 서비스 구매비용이 높아졌다고 밝힌 서비스업체 비중은 27%에서 39%로 커졌고, 낮아졌다는 응답자는 5%에서 3%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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